말씀의 초대

일곱 형제가 어머니와 함께 체포되어 법으로 금지된 돼지고기를 먹으라는 강요를 임금에게서 받지만, 다들 거부하고 죽는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주님께서 테살로니카 신자들의 힘을 북돋우시고 악에서 지켜 주실 것이라고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서는 죽은 이들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온 세상의 임금님께서는 우리를 일으키시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실 것이오.>

▥ 마카베오기 하권의 말씀입니다. 7,1-2.9-14
그 무렵 1 어떤 일곱 형제가 어머니와 함께 체포되어
채찍과 가죽끈으로 고초를 당하며,
법으로 금지된 돼지고기를 먹으라는 강요를 임금에게서 받은 일이 있었다.
2 그들 가운데 하나가 대변자가 되어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를 심문하여 무엇을 알아내려 하시오?
우리는 조상들의 법을 어기느니 차라리 죽을 각오가 되어 있소.”
둘째가 9 마지막 숨을 거두며 말하였다.
“이 사악한 인간, 당신은 우리를 이승에서 몰아내지만,
온 세상의 임금님께서는 당신의 법을 위하여
죽은 우리를 일으키시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실 것이오.”
10 그 다음에는 셋째가 조롱을 당하였다.
그는 혀를 내밀라는 말을 듣자 바로 혀를 내밀고 손까지 용감하게 내뻗으며,
11 고결하게 말하였다. “이 지체들을 하늘에서 받았지만,
그분의 법을 위해서라면 나는 이것들까지도 하찮게 여기오.
그러나 그분에게서 다시 받으리라고 희망하오.”
12 그러자 임금은 물론 그와 함께 있던 자들까지

고통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여기는 그 젊은이의 기개에 놀랐다.
13 셋째가 죽은 다음에 그들은 넷째도 같은 식으로 괴롭히며 고문하였다.
14 그는 죽는 순간이 되자 이렇게 말하였다.
“하느님께서 다시 일으켜 주시리라는 희망을 간직하고,
사람들의 손에 죽는 것이 더 낫소.
그러나 당신은 부활하여 생명을 누릴 가망이 없소.”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주님께서는 여러분의 힘을 북돋우시어 온갖 좋은 일과 좋은 말을 하게 해 주십니다.>

▥ 사도 바오로의 테살로니카 2서 말씀입니다. 2,16─3,5
형제 여러분, 16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또 우리를 사랑하시고
당신의 은총으로 영원한 격려와 좋은 희망을 주신
하느님 우리 아버지께서,
17 여러분의 마음을 격려하시고 여러분의 힘을 북돋우시어
온갖 좋은 일과 좋은 말을 하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3,1 끝으로 형제 여러분, 우리를 위하여 기도해 주십시오.
주님의 말씀이 여러분에게서처럼 빠르게 퍼져 나가 찬양을 받고,
2 우리가 고약하고 악한 사람들에게서 구출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모든 사람이 믿음을 가지고 있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3 주님은 성실하신 분이시므로, 여러분의 힘을 북돋우시고
여러분을 악에서 지켜 주실 것입니다.
4 우리는 주님 안에서 여러분을 신뢰합니다.
우리가 지시하는 것들을 여러분이 실행하고 있고
앞으로도 실행하리라고 믿습니다.
5 주님께서 여러분의 마음을 이끄시어,
하느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인내에 이르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하느님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0,27-38
그때에 27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두가이 몇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 물었다.
28 “스승님, 모세는 ‘어떤 사람의 형제가 자식 없이’아내를 남기고 ‘죽으면,
그 사람이 죽은 이의 아내를 맞아들여 형제의 후사를 일으켜 주어야 한다.’고
저희를 위하여 기록해 놓았습니다.
29 그런데 일곱 형제가 있었습니다.
맏이가 아내를 맞아들였는데 자식 없이 죽었습니다.
30 그래서 둘째가, 31 그다음에는 셋째가 그 여자를 맞아들였습니다.
그렇게 일곱이 모두 자식을 남기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32 마침내 그 부인도 죽었습니다.
33 그러면 부활 때에 그 여자는 그들 가운데 누구의 아내가 되겠습니까?
일곱이 다 그 여자를 아내로 맞아들였으니 말입니다.”
34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이 세상 사람들은 장가도 들고 시집도 간다.
35 그러나 저세상에 참여하고
또 죽은 이들의 부활에 참여할 자격이 있다고 판단받는 이들은
더 이상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을 것이다.
36 천사들과 같아져서 더 이상 죽는 일도 없다.
그들은 또한 부활에 동참하여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
37 그리고 죽은 이들이 되살아난다는 사실은,
모세도 떨기나무 대목에서 ‘주님은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라는 말로 이미 밝혀 주었다.
38 그분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사실 하느님께는 모든 사람이 살아 있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하느님께는 모든 사람이 살아 있는 것이다.” 루카 복음에 담겨 있는 매우 독특한 이 표현은, 죽음을 완전히 다르게 이해하도록 이끌어 줍니다. 지상에서 죽는다고 해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앞에서는 여전히 살아 있는 존재라는 믿음, 곧 영원한 생명에 대한 믿음은 우리로 하여금 죽음을 완전히 다르게 받아들이도록 만들어 줍니다.사실, 예수님 시대 때 바리사이들은 부활과 영혼 불멸에 대한 믿음을 지니고 있었지만, 사두가이들은 죽은 이들의 부활과 영혼 불멸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바리사이들과 사두가이들은 부활과 영혼 불멸에 관하여 자주 논쟁을 벌이고는 하였습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예수님께서는 사두가이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오경의 구절을 근거로 설명하십니다.모세가 하느님을 두고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라고 부르는데, 하느님께서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라고 한다면, 아브라함, 이사악, 야곱은 하느님 앞에서 당연히 살아 있는 존재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예수님의 논리에 따르자면 지상에서 우리는 육신의 죽음을 맞지만, 그 영혼은 하느님 앞에서 계속 살아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부활이란 우리의 영혼이 종말 때 완전히 변화된 몸으로 부활하는 것입니다.부활을 믿는 이들은 오늘 제1독서에 나오는 일곱 형제와 어머니처럼 진리를 위하여 기꺼이 목숨마저 내어놓습니다. 십자가를 피하는 이는 결코 부활을 믿지 않는 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니, 부활에 대한 믿음은 언제나 우리가 지는 십자가 위에서 가장 극명히 드러납니다. (염철호 요한 신부)


Posted by 에파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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