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 초대

다윗은 주님께서 해 주신 일과 축복에 대하여 겸손한 마음으로 감사드린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등경 위에 올려놓듯 감추어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주 하느님, 제가 누구이며, 또 제 집안이 무엇이기에?> 7,18-19.24-29

▥ 사무엘기 하권의 말씀입니다.
나탄이 다윗에게 말씀을 전한 뒤
18 다윗 임금이 주님 앞에 나아가 앉아 아뢰었다.
“주 하느님, 제가 누구이기에, 또 제 집안이 무엇이기에,
당신께서 저를 여기까지 데려오셨습니까?
19 주 하느님, 당신 눈에는 이것도 부족하게 보이셨는지,
당신 종의 집안에 일어날 먼 장래의 일까지도 일러 주셨습니다.
주 하느님, 이 또한 사람들을 위한 가르침이 되기를 바랍니다.
24 또한 당신을 위하여 당신 백성 이스라엘을
영원히 당신의 백성으로 튼튼하게 하시고,
주님, 당신 친히 그들의 하느님이 되셨습니다.
25 그러니 이제 주 하느님,
당신 종과 그 집안을 두고 하신 말씀을 영원히 변치 않게 하시고,
친히 말씀하신 대로 이루어 주십시오.
26 그러면 당신의 이름이 영원히 위대하게 되고,
사람들이 ‘만군의 주님께서 이스라엘의 하느님이시다.’ 하고 말할 것입니다.
또한 당신 종 다윗의 집안도 당신 앞에서 튼튼해질 것입니다.
27 만군의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이신 당신께서는 당신 종의 귀를 열어 주시며,
‘내가 너에게서 한 집안을 세워 주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당신 종은 이런 기도를 당신께 드릴 용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28 이제 주 하느님, 당신은 하느님이시며 당신의 말씀은 참되십니다.
당신 종에게 이 좋은 일을 일러 주셨으니,
29 이제 당신 종의 집안에 기꺼이 복을 내리시어,
당신 앞에서 영원히 있게 해 주십시오.
주 하느님, 당신께서 말씀하셨으니,
당신 종의 집안은 영원히 당신의 복을 받을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등불은 등경 위에 놓는다. 너희가 되어서 주는 만큼 되어서 받을 것이다.> 4,21-25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21 말씀하셨다.
“누가 등불을 가져다가 함지 속이나 침상 밑에 놓겠느냐? 등경 위에 놓지 않느냐?
22 숨겨진 것도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도 드러나게 되어 있다.
23 누구든지 들을 귀가 있거든 들어라.”
24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새겨들어라.
너희가 되어서 주는 만큼 되어서 받고 거기에 더 보태어 받을 것이다.
25 정녕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다른 것을 비추는 등불처럼 신앙인들에게 이웃과 세상의 참된 모범으로 살아야 한다는 윤리적 도덕적 잣대가 강조되고는 합니다. 이렇게 우리는 등불이 빛으로 주위를 비춘다는 사실에만 치우쳐, 그 등불 자체가 빛을 낸다는 고유한 성질에 대하여 생각하는 것을 잊어버립니다.

등불은 그 자체로 빛납니다. 빛은 빛을 발할수록 더 많은 것을 비추지요. 다른 이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의무 때문도 아니고, 다른 이를 비추어야 한다는 희생 때문도 아닌, 그저 등불이 등불로서 제 역할에 충실할 때 더 많은 빛이 널리 퍼져 나갑니다. 이런 논리가 오늘 복음 마지막 구절에 그대로 나타납니다. “정녕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더 가지려고 하다 보면 제 본모습을 잃어버리게 되는 위험에 빠집니다. 오히려 자신의 모습에 충실하고 자신의 고유함을 되짚어 보며, 나 자신이 다른 이와 어떻게 다르고, 그 다름으로 나는 이 세상을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 사유하는 데서 우리는 더 많은 것을 가질 수 있습니다.

세상의 잣대를 따르기보다, 각자의 고유하고 소중한 모습을 제 삶의 자리에서 만들어 나가는 길, 그것이 신앙이고, 그 자리에 하느님께서 함께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내가 두 발을 디디고 살아가는 곳에 함께하십니다. 하느님과 동행하려면 내가 허투루 보내는 나의 시간과 공간을 먼저 챙겨 나가야겠습니다. 

(박병규 요한 보스코 신부)




Posted by 에파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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