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 초대

참된 단식은 굶주린 이와 함께 나누고, 떠돌이를 받아 주고, 헐벗은 이를 덮어 주며 보호하는 것이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복음 선포는 성령의 힘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세상의 소금이며 빛이라고 말씀하신다(복음).

제1독서

<너의 빛이 새벽빛처럼 터져 나오리라.> 58,7-10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7 “네 양식을 굶주린 이와 함께 나누고
가련하게 떠도는 이들을 네 집에 맞아들이는 것,
헐벗은 사람을 보면 덮어 주고 네 혈육을 피하여 숨지 않는 것이 아니겠느냐?
8 그리하면 너의 빛이 새벽빛처럼 터져 나오고 너의 상처가 곧바로 아물리라.
너의 의로움이 네 앞에 서서 가고 주님의 영광이 네 뒤를 지켜 주리라.
9 그때 네가 부르면 주님께서 대답해 주시고
네가 부르짖으면 ‘나 여기 있다.’ 하고 말씀해 주시리라.
네가 네 가운데에서 멍에와 삿대질과 나쁜 말을 치워 버린다면
10 굶주린 이에게 네 양식을 내어 주고 고생하는 이의 넋을 흡족하게 해 준다면
네 빛이 어둠 속에서 솟아오르고 암흑이 너에게는 대낮처럼 되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나는 여러분에게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의 신비를 선포하였습니다.> 2,1-5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

1 형제 여러분, 나는 여러분에게 갔을 때에,
뛰어난 말이나 지혜로 하느님의 신비를 선포하려고 가지 않았습니다.
2 나는 여러분 가운데에 있으면서
예수 그리스도 곧 십자가에 못 박히신 분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기로 결심하였습니다.
3 사실 여러분에게 갔을 때에 나는 약했으며,
두렵고 또 무척 떨렸습니다.
4 나의 말과 나의 복음 선포는 지혜롭고 설득력 있는 언변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성령의 힘을 드러내는 것으로 이루어졌습니다.
5 여러분의 믿음이 인간의 지혜가 아니라
하느님의 힘에 바탕을 두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5,13-16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3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그러나 소금이 제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할 수 있겠느냐?
아무 쓸모가 없으니 밖에 버려져 사람들에게 짓밟힐 따름이다.
14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 위에 자리 잡은 고을은 감추어질 수 없다.
15 등불은 켜서 함지 속이 아니라 등경 위에 놓는다.
그렇게 하여 집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을 비춘다.
16 이와 같이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오늘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들려주신 말씀입니다. 그런데 이 말씀을 잘 알아들어야 합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 될 것이다.’가 아니라,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 될 것이다.’가 아니라,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언젠가 신앙으로 우리가 잘 다듬어지고, 성장하게 되고, 무엇인가 나아지게 되면 그때 소금이 되고, 빛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소금과 빛은 먼 뒷날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이 순간 바로 우리 자신이 소금이고, 빛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예전에 썼던 제 강론들을 찬찬히 읽어 본 적이 있는데, 부끄러움이 확 밀려왔습니다. 글이 참 형편없다는 생각과 더불어 그 글에 맞갖게 살지 못하는 것도 부끄러웠습니다. 또 이런 글들을 많은 사람이 읽는다는 사실에 부끄러워졌습니다. 그래서 강론하는 것도, 강론 원고를 기고할 자신도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부족하여도, 모자라도 그냥 올리자. 내 입장에서 아무리 부끄러워도 주님께서 알아서 이 글을 통하여 당신의 메시지를 주실 것이다.’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제가 하는 것이 아무리 보잘것없고, 제가 보기에 너무나 부끄럽다고 하여도 나름의 열매를 맺을 것이라고 생각을 고쳐먹었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처럼 저 자신이 소금이요, 빛이라는 생각이 쉽게 들지 않더라도, 주님 말씀을 믿고 소금처럼, 빛처럼 노력하자는 생각을 해 봅니다. 빛을 함지 속이 아니라, 등경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는 심정으로 말입니다. 

(한재호 루카 신부)

Posted by 에파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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