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 초대


바오로 사도가 필리피의 신자들에게 인사하며 그들을 위하여 기쁜 마음으로 기도한다고 전한다. 그들이 늘 복음을 전하는 일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다(제1독서). 예수님께서 바리사이들의 지도자 집에서 식사하실 때 그분 앞에 수종 환자가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에게 안식일에 그를 고쳐 주는 것이 합당한지 물으신 뒤 그를 치유하신다. 그리고 그들의 위선을 깨우쳐 주신다(복음).


제1독서

<여러분 가운데에서 좋은 일을 시작하신 분께서 그리스도의 날까지 그 일을 완성하실 것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필리피서 시작입니다.

1,1-11
1 그리스도 예수님의 종 바오로와 티모테오가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사는 필리피의 모든 성도에게,
그리고 감독들과 봉사자들에게 인사합니다.
2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내리기를 빕니다.
3 나는 여러분을 기억할 때마다 나의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4 그리고 기도할 때마다
늘 여러분 모두를 위하여 기쁜 마음으로 기도를 드립니다.
5 여러분이 첫날부터 지금까지 복음을 전하는 일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6 여러분 가운데에서 좋은 일을 시작하신 분께서
그리스도 예수님의 날까지 그 일을 완성하시리라고 나는 확신합니다.
7 내가 여러분 모두를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나로서는 당연합니다.
여러분이 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갇혀 있을 때나, 복음을 수호하고 확증할 때나
여러분은 모두 나와 함께 은총에 동참한 사람들입니다.
8 사실 나는 그리스도 예수님의 애정으로
여러분 모두를 몹시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나의 증인이십니다.
9 그리고 내가 기도하는 것은,
여러분의 사랑이 지식과 온갖 이해로 더욱더 풍부해져
10 무엇이 옳은지 분별할 줄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여러분이 순수하고 나무랄 데 없는 사람으로
그리스도의 날을 맞이하고,
11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오는 의로움의 열매를 가득히 맺어,
하느님께 영광과 찬양을 드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아들이나 소가 우물에 빠지면 안식일일지라도 끌어내지 않겠느냐?>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4,1-6
1 예수님께서 어느 안식일에
바리사이들의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의 집에 가시어
음식을 잡수실 때 일이다.
그들이 예수님을 지켜보고 있는데,
2 마침 그분 앞에 수종을 앓는 사람이 있었다.
3 예수님께서 율법 교사들과 바리사이들에게,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는 것이 합당하냐, 합당하지 않으냐?” 하고 물으셨다.
4 그들은 잠자코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그의 손을 잡고 병을 고쳐서 돌려보내신 다음,
5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가운데 누가 아들이나 소가 우물에 빠지면
안식일일지라도 바로 끌어내지 않겠느냐?”
6 그들은 이 말씀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문제의 본질은 보지 못하고 중요하지 않은 부분에만 매달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령 혼인을 준비하면서 예식장은 어떠해야 하고, 혼수는 얼마만큼 해야 하고, 답례품은 무엇을 해야 하고, 혼인식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잘 진행되어야만 한다는 강박 관념으로 혼인하기 전부터 신랑과 신부가 싸우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옆에서 지켜보는 이들은 답답하고 안타까울 뿐입니다. 혼인식의 본질은 서로의 사랑을 진심으로 확인하는 데에 있지, 예식을 ‘성공적인 이벤트’로 잘 치르는 데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레지오 마리애 단장이 신입 단원에게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하는 것입니다.”라고 이야기하였을 때, 그 이야기를 들은 사람이 ‘이 사람이 내가 이제 갓 입단하였다고 무시하는 것이 틀림없어.’라는 식으로 생각한다면 그것도 문제를 본질적으로 풀려고 하는 태도가 아닙니다.
오늘 복음도 그러합니다. 예수님께서 수종을 앓는 사람을 고쳐 주십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날이 치료 행위가 금지된 안식일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안식일 법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하느님을 찬미하는 데에 집중하라는 것입니다. 안식일은 거룩한 날이니, 이날만큼은 하느님을 찬미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것이 안식일의 참된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안식일에 사람을 살리는 것이야말로 참으로 하느님을 찬미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로 이러한 안식일의 본질을 보셨고, 율법 교사들과 바리사이들은 보지 못하였습니다.
우리는 어떠한가요? 자꾸 문제의 본질에서 벗어나 문제를 엉뚱하게 풀어 나가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봅시다. 

(한재호 루카 신부)

Posted by 에파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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