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 초대

이사야 예언자는, 주님께서 그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셨다고 한다(제1독서). 요한 사도는 그리스도께서 구름을 타고 오실 것이고, 모든 눈이 그분을 볼 것이라고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고향 나자렛의 회당에서 이사야 예언자의 두루마리를 펴시고,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신다(복음).

제1독서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1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 하느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마음이 부서진 이들을 싸매어 주며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갇힌 이들에게 석방을 선포하게 하셨다.

2 주님의 은혜의 해, 우리 하느님의 응보의 날을 선포하고

슬퍼하는 이들을 모두 위로하게 하셨다.

3 시온에서 슬퍼하는 이들에게 재 대신 화관을

슬픔 대신 기쁨의 기름을, 맥 풀린 넋 대신 축제의 옷을 주게 하셨다.

6 너희는 ‘주님의 사제들’이라 불리고 ‘우리 하느님의 시종들’이라 일컬어지리라.

8 나는 그들에게 성실히 보상해 주고 그들과 영원한 계약을 맺어 주리라.

9 그들의 후손은 민족들 사이에, 그들의 자손은 겨레들 가운데에 널리 알려져

그들을 보는 자들은 모두 그들이 주님께 복 받은 종족임을 알게 되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 요한 묵시록의 말씀입니다.

5 성실한 증인이시고 죽은 이들의 맏이이시며

세상 임금들의 지배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내리기를 빕니다.

우리를 사랑하시어 당신 피로 우리를 죄에서 풀어 주셨고,

6 우리가 한 나라를 이루어

당신의 아버지 하느님을 섬기는 사제가 되게 하신 그분께

영광과 권능이 영원무궁하기를 빕니다. 아멘.

7 보십시오, 그분께서 구름을 타고 오십니다.

모든 눈이 그분을 볼 것입니다.

그분을 찌른 자들도 볼 것이고

땅의 모든 민족들이 그분 때문에 가슴을 칠 것입니다.

꼭 그렇게 될 것입니다. 아멘.

8 지금도 계시고 전에도 계셨으며

또 앞으로 오실 전능하신 주 하느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나는 알파요 오메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그때에 16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자라신 나자렛으로 가시어,

안식일에 늘 하시던 대로 회당에 들어가셨다.

그리고 성경을 봉독하려고 일어서시자,

17 이사야 예언자의 두루마리가 그분께 건네졌다.

그분께서는 두루마리를 펴시고 이러한 말씀이 기록된 부분을 찾으셨다.

18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19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20 예수님께서 두루마리를 말아 시중드는 이에게 돌려주시고 자리에 앉으시니,

회당에 있던 모든 사람의 눈이 예수님을 주시하였다.

21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2001년 공소에서 본당으로 갓 승격된 작은 시골 성당에 부임하여 일하게 되었습니다. 이듬해 파스카 성야 미사에 많은 신자가 찾아와 교실 한 칸보다 작은 성당은 발 디딜 틈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린이들은 제단으로 올라와 제대 주변에 앉게 하고 예식을 시작하였습니다.
봉헌 행렬이 시작되면서 그 많은 신자가 움직이기 시작하니, 마룻바닥이 꿀렁거리며 파스카 초가 넘어져 한 어린아이 머리 위로 떨어졌습니다. ‘딱’ 소리와 함께 그 두꺼운 초가 완전히 두 동강이 나고, 동시에 ‘엉엉’하는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다행히 아이 이마에 커다란 혹 하나만 생기고 다른 일은 없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은 뒤, 공동체는 성당을 빨리 짓기로 하고 성당 건축을 위한 원칙을 세웠습니다.
그 원칙은 ‘전례를 중심으로 하는 성당 짓기’였습니다. 전례 중심의 성당을 짓고자 성당 안에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제대만 보이게 하고, 제의 방은 제대 맞은편에 두어 입당과 퇴장을 확실히 하였습니다. 이는 저 스스로 다음과 같은 내용을 늘 기억하려는 뜻이었습니다.
첫째, 미사를 집전하고자 신자들 사이를 지나 제단에 오를 때마다 목자로서 양들과 함께 그리스도께, 하느님께 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제대를 중심으로 말씀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의 기쁜 소식을 듣고, 성체를 모심으로써 그 사랑을 온몸으로 체험하려 함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사가 끝난 뒤, 다시 신자들 가운데로 들어감으로써 몸으로 체험한 그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사랑을 사람들에게 드러내고자 섬김과 돌봄, 그리고 헌신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서철 바오로 신부)

Posted by 에파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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