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 초대

에제키엘 예언자는, 하느님께서는 손수 향백나무의 꼭대기 순을 따서 심으시어 훌륭한 향백나무가 되게 하신다고 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보이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살아가기에 확신에 차 있다고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아 땅에 뿌릴 때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 작지만 뿌려지면 어떤 풀보다 커진다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낮은 나무는 높이리라.>
▥ 에제키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17,22-24
22 주 하느님이 이렇게 말한다.
내가 손수 높은 향백나무의 꼭대기 순을 따서 심으리라.
가장 높은 가지들에서 연한 것을 하나 꺾어
내가 손수 높고 우뚝한 산 위에 심으리라.
23 이스라엘의 드높은 산 위에 그것을 심어 놓으면
햇가지가 나고 열매를 맺으며 훌륭한 향백나무가 되리라.
온갖 새들이 그 아래 깃들이고 온갖 날짐승이 그 가지 그늘에 깃들이리라.
24 그제야 들의 모든 나무가 알게 되리라.
높은 나무는 낮추고 낮은 나무는 높이며 푸른 나무는 시들게 하고
시든 나무는 무성하게 하는 이가 나 주님임을 알게 되리라.
나 주님은 말하고 그대로 실천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함께 살든지 떠나 살든지 우리는 주님 마음에 들고자 애를 씁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2서 말씀입니다.
5,6-10
형제 여러분, 6 우리가 이 몸 안에 사는 동안에는
주님에게서 떠나 살고 있음을 알면서도,
우리는 언제나 확신에 차 있습니다.
7 보이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8 우리는 확신에 차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몸을 떠나 주님 곁에 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9 그러므로 함께 살든지 떠나 살든지
우리는 주님 마음에 들고자 애를 씁니다.
10 우리 모두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나서야 합니다.
그래서 저마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이 몸으로 한 일에 따라 갚음을 받게 됩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어떤 씨앗보다도 작으나 어떤 풀보다도 커진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4,26-34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26 말씀하셨다.
“하느님의 나라는 이와 같다.
어떤 사람이 땅에 씨를 뿌려 놓으면,
27 밤에 자고 낮에 일어나고 하는 사이에 씨는 싹이 터서 자라는데,
그 사람은 어떻게 그리되는지 모른다.
28 땅이 저절로 열매를 맺게 하는데,
처음에는 줄기가, 다음에는 이삭이 나오고 그다음에는 이삭에 낟알이 영근다.
29 곡식이 익으면 그 사람은 곧 낫을 댄다.
수확 때가 되었기 때문이다.”
30 예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하느님의 나라를 무엇에 비길까? 무슨 비유로 그것을 나타낼까?
31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땅에 뿌릴 때에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도 작다.
32 그러나 땅에 뿌려지면 자라나서 어떤 풀보다도 커지고 큰 가지들을 뻗어,
하늘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수 있게 된다.”
33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이처럼 많은 비유로 말씀을 하셨다.
34 비유를 들지 않고는 그들에게 말씀하지 않으셨다.
그러나 당신의 제자들에게는 따로 모든 것을 풀이해 주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신경>

 

오늘의 묵상

‘지금, 그리고 여기’라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하느님 나라는 ‘지금’ 우리가 겪는 수고와 노력에 대한 보상이 주어지는 장소이며, ‘여기’에서 마주하는 현실보다는 더 좋은 새로운 차원일 것이라 짐작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알려 주시는 하느님 나라와 우리가 생각하는 그곳은 다른 본질을 지닙니다.
예수님께서 알려 주시는 하느님 나라는 땅에 뿌려진 씨로 비유됩니다. 그리고 그 씨앗은 ‘저절로’ 열매를 맺게 됩니다. 그러나 전제할 것은, 씨앗을 뿌리는 사람의 행위와 잠을 자는 기다림이 함께 있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하느님 홀로 완성하시는 곳이 아닙니다. 사람이 돕고 노력하고, 동시에 기다리며 하느님과 함께 만들어가는 곳입니다. 다른 비유는 겨자씨의 비유입니다. 겨자씨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 작지만, 성장하고 나면 어떤 풀보다도 커지고 큰 가지를 뻗게 됩니다. 작아서 그 시작은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 씨앗이 소중하게 다루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냥 버려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너무 작아서 눈에 잘 보이지 않고, 그래서 소중하게 다루어지지 않는 작은 모습으로 하느님 나라는 시작됩니다.
이처럼 하느님 나라는 우리의 생각과는 다른 모습임을 예수님께서 알려 주십니다. 우리는 주님의 기도를 드릴 때마다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라고 무수히 기도해 왔지요. 기도가 진정으로 이루어지기를 바라시나요? 하느님께서는 씨앗을 뿌리는 노력과 잠을 자는 동안 기다릴 줄 아는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시고, 우리가 그렇게 해 주기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비록 우리가 지닌 모습이 겨자씨보다 작은 모습일지라도, 이제는 우리가 그분의 희망을 이루어 드릴 차례입니다.
(박형순 바오로 신부)

Posted by 에파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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