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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말씀]

(녹) 연중 제27주간 토요일 10/9

말씀의 초대

요엘 예언자는, 주님께서는 당신 백성에게 피난처와 요새가 되어 주시고 시온에 머무르신다고 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당신 어머니를 행복하다고 하는 여자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낫을 대어라. 수확 철이 무르익었다.>
▥ 요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4,12-21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12 “민족들은 일어나 여호사팟 골짜기로 올라가라.
내가 사방의 모든 민족들을 심판하려고 거기에 자리를 잡으리라.
13 낫을 대어라. 수확 철이 무르익었다.
와서 밟아라. 포도 확이 가득 찼다.
확마다 넘쳐흐른다. 그들의 악이 크다.
14 거대한 무리가 ‘결판의 골짜기’로 모여들었다.
‘결판의 골짜기’에 주님의 날이 가까웠다.
15 해와 달은 어두워지고 별들은 제 빛을 거두어들인다.
16 주님께서 시온에서 호령하시고 예루살렘에서 큰 소리를 치시니
하늘과 땅이 뒤흔들린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당신 백성에게 피난처가,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요새가 되어 주신다.
17 그때에 너희는 내가 나의 거룩한 산 시온에 사는
주 너희 하느님임을 알게 되리라.
예루살렘은 거룩한 곳이 되고
다시는 이방인들이 이곳을 지나가지 못하리라.
18 그날에는 산마다 새 포도주가 흘러내리고
언덕마다 젖이 흐르리라.
유다의 개울마다 물이 흐르고 주님의 집에서는 샘물이 솟아
시팀 골짜기를 적시리라.
19 이집트는 황무지가 되고 에돔은 황량한 광야가 되리라.
그들이 유다의 자손들을 폭행하고 그 땅에서 무죄한 피를 흘렸기 때문이다.
20 그러나 유다에는 영원히, 예루살렘에는 대대로 사람들이 살리라.
21 나는 그들의 피를 되갚아 주고
어떤 죄도 벌하지 않은 채 내버려 두지 않으리라.
주님은 시온에 머무른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는 행복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27-28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27 말씀을 하고 계실 때에
군중 속에서 어떤 여자가 목소리를 높여,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와 선생님께 젖을 먹인 가슴은 행복합니다.” 하고
예수님께 말하였다.
28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예수님께서 오늘 복음에서 들려주시는 말씀은 성모님을 깎아내리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성모님께서 행복하지 않으시다고 말씀하시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주목해 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루카 복음사가는, 말씀이신 예수님의 탄생 예고를 들으신 성모님을 ‘말씀하신 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신 분’(루카 1,38 참조)으로 소개합니다. 그는 성모님께서 예수님과 혈육의 인연을 지녔다는 이유만으로 행복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성모님께서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셨기 때문에 행복한 사람이라고 알려 줍니다. 그러나 우리의 눈으로 볼 때, 성모님의 삶이 그리 행복하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성모님께서는 혼인 전에 예수님을 잉태하시어 파혼의 위기에 몰리기도 하셨고, 사랑하시는 아드님의 수난과 죽음의 여정을 묵묵히 바라보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성모님의 여정은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과는 제법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에 순명하며 그것을 지키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행복을 보증해 주지 않을 수도 있음을 보여 줍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기만 하는 것도 그러한데, 그것을 잘 지키고 간직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더욱 힘든 일입니다. 경쟁으로 가득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겉옷만이 아닌 속옷까지 내어 주는 삶이란 쉽지가 않지요. 하느님의 말씀을 지키면 세상에서 뒤처지는 것 같고, 그렇다고 안 지키자니 마음이 불편하다 못해 죄인이 되는 기분까지 들기도 합니다.
우리는 세상이 이야기하는 행복과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행복이 다른 모습임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려는 귀 기울임이, 그분 말씀을 지키려는 작은 노력들이, 우리를 세상이 주는 가짜 행복이 아닌 참행복으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은 그것을 믿는 사람들입니다.
(박형순 바오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