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 초대
이사야 예언자는, 주님의 집이 서 있는 산이 모든 산들 위에 굳게 세워지고, 모든 민족들이 그리로 밀려들리라고 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종을 고쳐 주시기를 청한 백인대장의 믿음에 감탄하시며, 많은 사람이 모여와 하늘 나라의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이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복음
오늘의 묵상
기다림의 시간이 모두 같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소풍 전날 잠을 이루지 못하는 아이의 기다림과 시험 전날 잠을 못 자며 공부하는 아이의 기다림은 다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한 기다림과 불편하고 어려운 사람을 만나기 위한 기다림은 다릅니다. 기다림의 시간이 행복하고 기대되는지의 여부는 누구를, 무엇을, 그리고 어떤 상황을 기다리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백인대장의 기다림은 예수님께서 아픈 종을 반드시 고쳐 주실 것이라는 희망과 믿음의 기다림이었습니다. 그는 그 기다림의 시간 동안 자신의 처지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바라봅니다. 자신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예수님의 입장에서 예수님을 더 깊이 생각하고 배려합니다. 그래서 그 기다림은 사랑의 기다림입니다. 마침내 기다림의 시간이 지나고 예수님을 만난 백인대장은 이를 표현합니다. “주님, 제 종이 몹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그는 예수님께 자신의 욕심과 바람만을 요구하지 않고, 예수님에 대한 배려와 사랑도 표현합니다. “수고롭게 이방인인 저의 집에 오실 필요 없습니다. 그냥 한 말씀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주님, 저는 당신의 종으로서 당신께서 하라고 하시면 다 하겠습니다.” 그렇게 백인대장은 희망과 믿음과 사랑의 기다림으로 자신의 시간을 채우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 시기입니다. 우리의 기다림은 어떤 기다림일까요? 기쁨과 행복의 기다림인가요? 아니면 고통과 초조함의 기다림인가요? 그것도 아니면, 해마다 다가오는 성탄이기에 너무 익숙해진, 그래서 아무 느낌 없는 기다림인가요? 우리는 가난한 구유에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고 있나요? 아니면 화려하고 아름답게 꾸며진 크리스마스의 활기 속에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고 있나요? 어떤 기다림인지 잘 바라보아야 기다림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오늘도 가난하게 오신, 나의 가장 가난한 마음에 오시는 예수님을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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