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 초대

그리스도의 말씀은 선포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믿음은 들음에서 오기 때문이다(제1독서). 예수님께서 시몬과 안드레아에게,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고 하시자, 그들은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른다(복음).

제1독서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10,9-18
형제 여러분, 9 예수님은 주님이시라고 입으로 고백하고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셨다고
마음으로 믿으면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10 곧 마음으로 믿어 의로움을 얻고, 입으로 고백하여 구원을 얻습니다.
11 성경도 “그를 믿는 이는 누구나
부끄러운 일을 당하지 않으리라.” 하고 말합니다.
12 유다인과 그리스인 사이에 차별이 없습니다.
같은 주님께서 모든 사람의 주님으로서,
당신을 받들어 부르는 모든 이에게 풍성한 은혜를 베푸십니다.
13 과연 “주님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는 이는
모두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14 그런데 자기가 믿지 않는 분을 어떻게 받들어 부를 수 있겠습니까?
자기가 들은 적이 없는 분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습니까?
선포하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
15 파견되지 않았으면 어떻게 선포할 수 있겠습니까?
이는 성경에 기록된 그대로입니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16 그러나 모든 사람이 복음에 순종한 것은 아닙니다.
사실 이사야도 “주님, 저희가 전한 말을 누가 믿었습니까?” 하고 말합니다.
17 그러므로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집니다.
18 그러나 나는 묻습니다.
그들이 들은 적이 없다는 것입니까?
물론 들었습니다.
“그들의 소리는 온 땅으로, 그들의 말은 누리 끝까지 퍼져 나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4,18-22
그때에 18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 호숫가를 지나가시다가
두 형제, 곧 베드로라는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아가
호수에 어망을 던지는 것을 보셨다.
그들은 어부였다.
19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
20 그러자 그들은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21 거기에서 더 가시다가 예수님께서 다른 두 형제,
곧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이 배에서
아버지 제베대오와 함께 그물을 손질하는 것을 보시고 그들을 부르셨다.
22 그들은 곧바로 배와 아버지를 버려두고 그분을 따랐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보좌 신부일 때 청년들과 함께 구유를 만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함께 아이디어를 짜고 구유 안에 어떤 의미를 담을까 고민도 많이 하였습니다. 한 번은 구유를 가장 가난하게 만들어 보자고 의견을 모았는데, 가장 가난할 수 있는 것이 우리가 쓰고 버린 폐기물들이 아닐까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버려진 물건들로 구유를 만들어 보려고 공사장을 돌아다니며 폐자재도 주워 오고, 플라스틱 페트병도 모았던 기억이 납니다. 버려지고 쓸모없는 것, 가장 더럽고 냄새나는 것, 그래서 우리가 거들떠보지 않는 것으로 예수님의 자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구유가 그런 곳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셔서 누우신 자리가 그러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성탄을 준비하는 우리의 기다림 또한 우리 자신의 가장 쓸모없고 버려진 마음, 너무 추악해서 들추어 보고 싶지 않은 자리를 바라보게 합니다. 그곳으로 예수님께서 찾아오시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그런 곳을 바라보고, 거기에 자리를 마련해 두어야지만 아기 예수님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예수님과 처음으로 만난 제자들도 그러한 자리를 마련합니다. 어부에게 그물은 삶을 살아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도구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물에 집착하였고 크고 좋은 그물을 얻고자 사람들과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였습니다. 제배대오의 두 아들은 배와 아버지를 버렸다고 합니다. 같은 어부였지만, 그들은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호수로 나갈 수 있는 배를 가졌고 그런 배와 그물, 그리고 사람들을 고용하고 있는 아버지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들에게 아버지는 권력이었고 힘이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첫 제자들이 그분을 만나 버렸던 것은 다름 아닌 욕심입니다.
재물에 대한 욕심, 사람에 대한 욕심, 권력과 힘에 대한 욕심이 바로 우리를 가장 추악하고 더럽게 합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의식하지도 못하는 사이에 그런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를 발견합니다. 예수님의 성탄을 기다리는 지금, 우리는 의식하지 못했던 자신의 탐욕을 마주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욕심으로 가득 찬 마음의 자리를 비워 두어야 합니다. 바로 그곳에 예수님께서 찾아오실 것입니다. (최종훈 토마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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