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 초대

이사야는, 주님께서 그를 모태에서 부르시고 어머니 배 속에서부터 그의 이름을 지어 주셨다고 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예수님께서 오시기 전에 요한이 이스라엘 온 백성에게 회개의 세례를 미리 선포하였다고 말한다(제2독서). 엘리사벳이 아들을 낳고 열린 할례식에서 아기 아버지 즈카르야가 아기 이름을 요한이라 부르겠다고 한다. 그 순간, 즈카르야는 혀가 풀려 말을 하기 시작한다(복음).

제1독서

<나는 너를 민족들의 빛으로 세운다.>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49,1-6
1 섬들아, 내 말을 들어라.
먼 곳에 사는 민족들아, 귀를 기울여라.
주님께서 나를 모태에서부터 부르시고
어머니 배 속에서부터 내 이름을 지어 주셨다.
2 그분께서 내 입을 날카로운 칼처럼 만드시고
당신의 손 그늘에 나를 숨겨 주셨다.
나를 날카로운 화살처럼 만드시어
당신의 화살 통 속에 감추셨다.
3 그분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의 종이다.
이스라엘아, 너에게서 내 영광이 드러나리라.”
4 그러나 나는 말하였다. “나는 쓸데없이 고생만 하였다.
허무하고 허망한 것에 내 힘을 다 써 버렸다.
그러나 내 권리는 나의 주님께 있고
내 보상은 나의 하느님께 있다.”
5 이제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그분께서는 야곱을 당신께 돌아오게 하시고
이스라엘이 당신께 모여들게 하시려고
나를 모태에서부터 당신 종으로 빚어 만드셨다.
나는 주님의 눈에 소중하게 여겨졌고
나의 하느님께서 나의 힘이 되어 주셨다.
6 그분께서 말씀하신다.
“네가 나의 종이 되어 야곱의 지파들을 다시 일으키고
이스라엘의 생존자들을 돌아오게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나의 구원이 땅끝까지 다다르도록
나는 너를 민족들의 빛으로 세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복음

<그리스도께서 오시기 전에 요한이 미리 선포하였습니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13,22-26
그 무렵 바오로가 말하였다.
“하느님께서는 조상들에게 22 다윗을 임금으로 세우셨습니다.
그에 대해서는 ‘내가 이사이의 아들 다윗을 찾아냈으니,
그는 내 마음에 드는 사람으로 나의 뜻을 모두 실천할 것이다.’ 하고
증언해 주셨습니다.
23 이 다윗의 후손 가운데에서, 하느님께서는 약속하신 대로
예수님을 구원자로 이스라엘에 보내셨습니다.
24 이분께서 오시기 전에 요한이 이스라엘 온 백성에게
회개의 세례를 미리 선포하였습니다.
25 요한은 사명을 다 마칠 무렵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너희는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나는 그분이 아니다. 그분께서는 내 뒤에 오시는데,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
26 형제 여러분, 아브라함의 후손 여러분,
그리고 하느님을 경외하는 여러분,
이 구원의 말씀이 바로 우리에게 파견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그의 이름은 요한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57-66.80
57 엘리사벳은 해산달이 차서 아들을 낳았다.
58 이웃과 친척들은 주님께서 엘리사벳에게 큰 자비를 베푸셨다는 것을 듣고,
그와 함께 기뻐하였다.
59 여드레째 되는 날, 그들은 아기의 할례식에 갔다가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아기를 즈카르야라고 부르려 하였다.
60 그러나 아기 어머니는
“안 됩니다. 요한이라고 불러야 합니다.” 하고 말하였다.
61 그들은 “당신의 친척 가운데에는 그런 이름을 가진 이가 없습니다.” 하며,
62 그 아버지에게 아기의 이름을 무엇이라 하겠느냐고 손짓으로 물었다.
63 즈카르야는 글 쓰는 판을 달라고 하여
‘그의 이름은 요한’이라고 썼다.
그러자 모두 놀라워하였다.
64 그때에 즈카르야는 즉시 입이 열리고 혀가 풀려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65 그리하여 이웃이 모두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이 유다의 온 산악 지방에서 화제가 되었다.
66 소문을 들은 이들은 모두 그것을 마음에 새기며,
“이 아기가 대체 무엇이 될 것인가?” 하고 말하였다.
정녕 주님의 손길이 그를 보살피고 계셨던 것이다.
80 아기는 자라면서 정신도 굳세어졌다.
그리고 그는 이스라엘 백성 앞에 나타날 때까지 광야에서 살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제1독서는 주님께서 이사야 예언자를 모태에서부터 당신 종으로 부르시고 선택하셨음을 전합니다. 그를 통해서 온 백성을 당신에게 모으실 하느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나의 구원이 땅끝까지 다다르도록, 나는 너를 민족들의 빛으로 세운다.” 하느님께서는 예언자들을 통하여 당신의 구원을 알리시고 모든 민족들에게 빛을 전하십니다. 그리고 마침내 ‘세상의 빛’이시며 ‘계시의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의 구원이 온 세상 모든 민족들에게 환히 드러납니다.
제2독서는 바오로가 안티오키아 회당에서 유다인들에게 설교한 내용입니다. 이스라엘은 다윗의 후손 가운데에서 다윗과 같은, 아니 다윗보다 더 위대한 그들의 주님, 메시아가 나오기를 고대하였습니다. 그분께서 바로 온 세상의 구원자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런데 그분에 앞서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한 요한이 있었습니다. 요한은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며 자신을 낮추고, 우리 가운데 찾아오신 구원의 말씀이신 예수님께 자리를 내어 드립니다.
오늘 복음은 세례자 요한의 출생을 전합니다. 그의 이름 ‘요한’은 주님의 천사가 요한의 아버지 즈카르야에게 미리 알려 준 것인데, 하느님께서는 요한을 통하여 많은 이를 하느님께 다시 돌아오게 하시고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맞이할 준비를 하도록 이끌어 주십니다. 그런데 즈카르야는 이를 믿지 않았고, 그 결과 말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아기가 태어난 지 여드레째 되는 날 할례식에서 즈카르야는 천사의 말에 순종하여 “그의 이름은 요한”이라고 씁니다. 이렇게 즈카르야가 자신의 믿음을 드러내는 순간, 그는 다시 말을 하게 되어 하느님을 찬미합니다. 그 뒤 주님의 손길에 따라 성장한 요한은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루카 3,4)가 되어 예수님의 길을 미리 닦아 모든 사람이 그를 통해서 하느님의 구원을 보게 합니다.
하느님의 섭리는 언제나 예수 그리스도를 향하여 있고, 모든 이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도록 이끕니다. 우리를 지으시고 잘 아시며 참으로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는 이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구약의 마지막 예언자로서 세례자 요한의 삶은 시작부터 끝까지 오로지 모든 이의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증언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아직 예수님을 모르는 채 어둠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주님을 전하는 것은 이제 우리의 몫입니다. (이민영 예레미야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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