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 초대

예레미야가 주님 말씀에 따라 옹기장이 집으로 내려가자, 주님께서는 이스라엘 집안이 옹기장이 손에 있는 진흙처럼 당신 손에 있다고 말씀하신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하늘 나라는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다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옹기장이 손에 있는 진흙처럼 너희도 내 손에 있다.>
▥ 예레미야서의 말씀입니다.18,1-6
1 주님께서 예레미야에게 내리신 말씀.
2 “일어나 옹기장이 집으로 내려가거라. 거기에서 너에게 내 말을 들려주겠다.”
3 그래서 내가 옹기장이 집으로 내려갔더니,
옹기장이가 물레를 돌리며 일을 하고 있었다.
4 옹기장이는 진흙을 손으로 빚어 옹기그릇을 만드는데,
옹기그릇에 흠집이 생기면 자기 눈에 드는
다른 그릇이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그 일을 되풀이하였다.
5 그때에 주님의 말씀이 나에게 내렸다.
6 “이스라엘 집안아, 주님의 말씀이다.
내가 이 옹기장이처럼 너희에게 할 수 없을 것 같으냐?
이스라엘 집안아, 옹기장이 손에 있는 진흙처럼 너희도 내 손에 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렸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3,47-53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47 “하늘 나라는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다.
48 그물이 가득 차자 사람들이 그것을 물가로 끌어 올려놓고 앉아서,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렸다.
49 세상 종말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
천사들이 나가 의인들 가운데에서 악한 자들을 가려내어,
50 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51 너희는 이것들을 다 깨달았느냐?”
제자들이 “예!” 하고 대답하자, 52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그러므로 하늘 나라의 제자가 된 모든 율법 학자는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
53 예수님께서는 이 비유들을 다 말씀하시고 나서 그곳을 떠나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에 대한 비유의 말씀을 깨달은 제자들을 일컬어 자기 곳간에서 새것과 옛것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고 하십니다. 이 비유에서 우리는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마주하게 됩니다.  
첫째, 그리스도인은 자기 곳간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 곳간은 내일의 운명은 모른 채 재산을 모아 두고 좋아하는 ‘부자의 곳간’(루카 12,16-21 참조)과는 다릅니다.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시고 채워 주시며 영원히 존재할 이 곳간은 하느님의 지혜와 말씀이며, 예수님, 그리고 교회와 성사, 곧 하느님 그 자체입니다. “나는 나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재산을 물려주고, 그들의 보물 곳간을 채워 준다”(잠언 8,21). 하느님께서는 이 곳간들을 마련하시고 채우시어 우리 몫으로 주셨습니다.  
둘째, 그리스도인은 그 곳간에서 새것과 옛것을 꺼낼 줄 아는 사람입니다. 그리스도인은 하느님 나라에 대하여 단순히 알고만 있는 이가 아니라, 하느님 나라를 이 땅에 실현하는 방법을 그 곳간에서 꺼낼 줄 아는 사람입니다. 단순히 성경적 지식이나 교리적 지식이 아니라 성경과 교리가 구체적인 상황에서 만나 이루어진 ‘실천적 지식’을 지닌 사람입니다. 아울러 그리스도인은 이 지식을 온 세상을 위해서도 꺼낼 줄 알아야 합니다. 이 시대의 온갖 다양한 순간에 삶의 길을 묻고 치유를 청하는 세상 모든 이에게 곳간에 채워진 모든 것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곳간의 주인으로 살기 위하여 먼저 우리 자신의 곳간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부터 살펴봅시다. 

(김인호 루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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