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 초대

코헬렛의 저자는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 하고 말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라고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탐욕을 경계하라며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를 드시고,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그 모든 노고로 인간에게 남는 것이 무엇인가?>
▥ 코헬렛의 말씀입니다.1,2; 2,21-23
2 허무로다, 허무! 코헬렛이 말한다.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
2,21 지혜와 지식과 재주를 가지고 애쓰고서는
애쓰지 않은 다른 사람에게 제 몫을 넘겨주는 사람이 있는데
이 또한 허무요 커다란 불행이다.
22 그렇다, 태양 아래에서 애쓰는 그 모든 노고와 노심으로
인간에게 남는 것이 무엇인가?
23 그의 나날은 근심이요 그의 일은 걱정이며
밤에도 그의 마음은 쉴 줄을 모르니 이 또한 허무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여러분은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 거기에는 그리스도께서 계십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콜로새서 말씀입니다.3,1-5.9-11
형제 여러분, 1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
거기에는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의 오른쪽에 앉아 계십니다.
2 위에 있는 것을 생각하고 땅에 있는 것은 생각하지 마십시오.
3 여러분은 이미 죽었고, 여러분의 생명은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 안에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4 여러분의 생명이신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
여러분도 그분과 함께 영광 속에 나타날 것입니다.
5 그러므로 여러분 안에 있는 현세적인 것들,
곧 불륜, 더러움, 욕정, 나쁜 욕망, 탐욕을 죽이십시오.
탐욕은 우상 숭배입니다.
9 서로 거짓말을 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옛 인간을 그 행실과 함께 벗어 버리고,
10 새 인간을 입은 사람입니다.
새 인간은 자기를 창조하신 분의 모상에 따라
끊임없이 새로워지면서 참지식에 이르게 됩니다.
11 여기에는 그리스인도 유다인도, 할례 받은 이도 할례 받지 않은 이도,
야만인도, 스키티아인도, 종도, 자유인도 없습니다.
그리스도만이 모든 것이며 모든 것 안에 계십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2,13-21
그때에 13 군중 가운데에서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스승님, 제 형더러 저에게 유산을 나누어 주라고 일러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14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아, 누가 나를 너희의 재판관이나 중재인으로 세웠단 말이냐?”
15 그리고 사람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16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어떤 부유한 사람이 땅에서 많은 소출을 거두었다.
17 그래서 그는 속으로 ‘내가 수확한 것을 모아 둘 데가 없으니 어떻게 하나?’
하고 생각하였다.
18 그러다가 말하였다.
‘이렇게 해야지. 곳간들을 헐어 내고 더 큰 것들을 지어,
거기에다 내 모든 곡식과 재물을 모아 두어야겠다.
19 그리고 나 자신에게 말해야지.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
20 그러나 하느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21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어릴 적 천 원만 있으면 꼭 사고 싶은 장난감이 있었습니다. 돈을 열심히 모아서 가게에 들어서는데 갑자기 제 눈이 삼천 원짜리 장난감에 꽂혔습니다. 또다시 돈을 모으기 시작하였고, 돈이 모이자 이번에는 장난감을 사기보다 저금통장을 만들고 싶어졌습니다. 한참 뒤에 보니, 장난감은 구경도 못 하였고 저금통장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조금 더’가 부른 참사였습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더니, 지금도 곧잘 그런 행동을 하는 저를 문득문득 발견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탐욕’을 경계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재물 자체가 부정적이라기보다는 재물이 모든 것을, 곧 생명마저도 보장해 주리라고 믿은 나머지 그것에 집착하여 우상처럼 대할 수 있음을 지적하신 것입니다. 재물이라는 우상은 참으로 오랫동안 힘을 발휘하며 사람들을 자신의 자녀로 만들고 있습니다. 큰소리를 내지도 호들갑을 떨지도 않으며 조용히 사람들에게 ‘조금 더’라는 소리만을 흘려보낼 뿐입니다. 그 소리를 들은 이들은 점점 남의 입과 주머니에는 관심이 없어지고, 자신이 내일 죽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채 재물을 모으기만 하는 어리석은 부자가 됩니다. 
내 얼굴과 가정, 그리고 사회에 점점 웃음기가 사라지지만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고 ‘조금 더’를 외치며 살아가는 우리입니다. 자신이 지닌 것에 만족해하며 감사와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탐욕에서 벗어나려는 의지가 필요한 때입니다. (김인호 루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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