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 초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고백하며, 처음부터 들은 것을 간직하여 아드님과 아버지 안에 머무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받을 것이다(제1독서). 사람들이 요한에게 누구인지 물었을 때 요한은 자신이 메시아가 아니라고 분명히 밝힌다(복음).


제1독서

<여러분은 처음부터 들은 것을 여러분 안에 간직하십시오.> 2,22-28

▥ 요한 1서의 말씀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22 누가 거짓말쟁이입니까?
예수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부인하는 사람이 아닙니까?
아버지와 아드님을 부인하는 자가 곧 ‘그리스도의 적’입니다.
23 아드님을 부인하는 자는
아무도 아버지를 모시고 있지 않습니다.
아드님을 믿는다고 고백하는 사람이라야 아버지도 모십니다.
24 여러분은 처음부터 들은 것을 여러분 안에 간직하십시오.
처음부터 들은 것을 여러분 안에 간직하면,
여러분도 아드님과 아버지 안에 머무르게 될 것입니다.
25 이것이 그분께서 우리에게 하신 약속, 곧 영원한 생명입니다.
26 나는 여러분을 속이는 자들과 관련하여 이 글을 씁니다.
27 그러나 여러분은 그분에게서 기름부음을 받았고
지금도 그 상태를 보존하고 있으므로,
누가 여러분을 가르칠 필요가 없습니다.
그분께서 기름부으심으로 여러분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십니다.
기름부음은 진실하고 거짓이 없습니다.
여러분은 그 가르침대로 그분 안에 머무르십시오.
28 그러니 이제 자녀 여러분, 그분 안에 머무르십시오.
그래야 그분께서 나타나실 때에 우리가 확신을 가질 수 있고,
그분의 재림 때에 그분 앞에서 부끄러운 일을 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그리스도는 내 뒤에 오시는 분이시다.> 1,19-28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9 요한의 증언은 이러하다.
유다인들이 예루살렘에서 사제들과 레위인들을 요한에게 보내어,
“당신은 누구요?” 하고 물었을 때, 20 요한은 서슴지 않고 고백하였다.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다.” 하고 고백한 것이다.
21 그들이 “그러면 누구란 말이오? 엘리야요?” 하고 묻자,
요한은 “아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면 그 예언자요?” 하고 물어도 다시 “아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2 그래서 그들이 물었다.
“당신은 누구요? 우리를 보낸 이들에게 우리가 대답을 해야 하오.
당신은 자신을 무엇이라고 말하는 것이오?”
23 요한이 말하였다.
“나는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대로 ‘너희는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 하고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다.”
24 그들은 바리사이들이 보낸 사람들이었다.
25 이들이 요한에게 물었다.
“당신이 그리스도도 아니고 엘리야도 아니고 그 예언자도 아니라면,
세례는 왜 주는 것이오?”
26 그러자 요한이 그들에게 대답하였다. “나는 물로 세례를 준다.
그런데 너희 가운데에는 너희가 모르는 분이 서 계신다.
27 내 뒤에 오시는 분이신데,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
28 이는 요한이 세례를 주던 요르단 강 건너편 베타니아에서 일어난 일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나는 아니오.”라고 말하는 사람은 흔하지 않습니다. 한때 우리 사회는 자기 홍보(PR) 시대라며 스스로 자랑하거나 선전하는 데 여념이 없었지요. 내세울 만한 것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의 호기 어린 도전 앞에 딱히 내세울 것 없는 평범한 이들은 괜한 자괴감과 열등감에 짓눌리기도 하였습니다.
세례자 요한을 찾아온 이들을 가만히 보노라면 하나같이 괜찮은 사람, 능력 있는 사람, 힘 있는 사람들입니다. 사제들과 레위인들, 그리고 바리사이들 ……. 그들은 유다 사회의 지도자들이었고, 싫든 좋든 그들의 힘과 명예 앞에 사람들은 머리를 조아려야 하였지요.

그들이 세례자 요한과 나누었던 대화 역시 대단합니다. ‘도대체 너는 누구냐?’라는 질문에 요한은 ‘그리스도도 엘리야도, 그 예언자도 아니다.’라고 대답합니다. 당시 유다 종교 지도자들은 메시아가 오기를, 메시아가 올 것이라고 알려 줄 엘리야, 그 예언자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던 세례자 요한의 입을 통하여 그들이 바라던 대답을 듣고 싶어서 찾아왔습니다.

우리에게 메시아는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자신을 드러내는 이들, 스스로 자기가 갈망하는 것에 집착하는 이들에게서 드러나지 않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아니오.”라고 말하는 이의 겸손함을 통하여 나타나십니다. 세례자 요한의 세례는 이러한 겸손을 위한 예식입니다. 죄를 씻는 것은, 나만 옳고, 나만 잘났다는 생각으로부터 해방입니다. 그리고 타인을, 사회를 고귀하고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시선을 간직하는 일입니다. “나는 아니오.”라고 말하는 이들이 더욱 많아지는 세상, 바로 그 세상에 예수님께서도 스스로를 낮추시어 겸손하신 분으로 다가오십니다. 

(박병규 요한 보스코 신부)






Posted by 에파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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