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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9.03 [백]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 학자 기념일 (9/3)

말씀의 초대

바오로 사도는 아무도 인간을 두고 자랑해서는 안 된다며,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것이고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것이라고 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시몬에게,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라고 하시자,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른다(복음).

제1독서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

형제 여러분, 18 아무도 자신을 속여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 가운데 자기가 이 세상에서 지혜로운 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가 지혜롭게 되기 위해서는 어리석은 이가 되어야 합니다.
19 이 세상의 지혜가 하느님께는 어리석음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지혜롭다는 자들을 그들의 꾀로 붙잡으신다.”
20 또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지혜롭다는 자들의 생각을 아신다. 그것이 허황됨을 아신다.”
21 그러므로 아무도 인간을 두고 자랑해서는 안 됩니다.
사실 모든 것이 다 여러분의 것입니다.
22 바오로도 아폴로도 케파도, 세상도 생명도 죽음도,
현재도 미래도 다 여러분의 것입니다.
23 그리고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것이고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예수님께서 겐네사렛 호숫가에 서 계시고,
군중은 그분께 몰려들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있을 때였다.
2 그분께서는 호숫가에 대어 놓은 배 두 척을 보셨다.
어부들은 거기에서 내려 그물을 씻고 있었다.
3 예수님께서는 그 두 배 가운데 시몬의 배에 오르시어
그에게 뭍에서 조금 저어 나가 달라고 부탁하신 다음,
그 배에 앉으시어 군중을 가르치셨다.
4 예수님께서 말씀을 마치시고 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5 시몬이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6 그렇게 하자 그들은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매우 많은 물고기를 잡게 되었다.
7 그래서 다른 배에 있는 동료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도와 달라고 하였다.
동료들이 와서 고기를 두 배에 가득 채우니
배가 가라앉을 지경이 되었다.
8 시몬 베드로가 그것을 보고 예수님의 무릎 앞에 엎드려 말하였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9 사실 베드로도, 그와 함께 있던 이들도 모두
자기들이 잡은 그 많은 고기를 보고 몹시 놀랐던 것이다.
10 시몬의 동업자인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도 그러하였다.
예수님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11 그들은 배를 저어다 뭍에 대어 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깊은 데로 나아가야 합니다. 얕은 곳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얕은 곳은 군중이 몰려들어 누가 누군지도 모른 채 예수님의 말씀이 흩어지고 소모될 뿐입니다. 밤새 어두운 곳에서 어쭙잖은 옹졸함에 파묻혀 헤맬 뿐입니다. 얕은 이기심과 자존심으로 매번 우리의 인생은 소모적인 갈등과 분쟁으로 지저분해질 뿐입니다.

스승이신 예수님께서는 깊은 데로 우리를 나아가게 하십니다. 깊은 곳에는 물고기가 많고, 물고기를 끌어 올릴 사람도 많이 필요합니다. 거기서 베드로는 죄인임을 고백합니다. 풍성함과 죄의 고백이 서로 만나는 깊은 곳, 그곳에 대한 묵상을 겸허히 시작해야 합니다.

많은 것을 누리려 덤빌 때마다 우리는 얕아집니다. 얕은 곳에서 발버둥 치듯 경쟁하고, 경쟁할수록 우리는 깊고 넓은 풍성함을 누릴 이유와 지향조차 잊어버립니다. 그러다 갑자기 깊은 곳에 놓이면 허우적대며 가라앉습니다. 빈약함과 공허함이 가득한 얕은 곳에서 살아서인지, 깊고 풍성한 삶에 대한 준비와 이해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우리는 경쟁이라는, 생존이라는 현실에 세뇌되고 마비된 것일지 모릅니다.

죄의 고백은 자신의 얕음에 대한 고백입니다. 더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는 새로운 희망으로 내딛는 발걸음이 죄의 고백입니다. 더불어 죄의 고백은 새로운 세상에 대한 가능성을 깨닫는 것입니다. 그 세상에는 많은 이들이 많은 것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이 당연한 현실로 주어져 있습니다. 굳이 경쟁하지 않아도, 굳이 일등을 하지 않아도 저마다 누릴 풍요로움이 예수님 덕분에 주어져 있습니다. 우리는 이곳을 천국이라 하지요. 천국은 얕은 곳에서 깊은 곳으로 노를 저어 나가는 죄인들의 회개로 이루어집니다. 

(박병규 요한 보스코 신부)




Posted by 에파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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