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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9.06 [녹] 연중 제23주일 (9/6)

말씀의 초대


에제키엘 예언자는, “나는 너를 이스라엘 집안의 파수꾼으로 세웠으니, 나를 대신하여 그들에게 경고해야 한다.” 하신 주님의 말씀을 전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저지르지 않으므로 율법의 완성이라고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형제가 죄를 지으면 그를 타이르라고 하시며, 교회의 말도 들으려고 하지 않거든 다른 민족 사람이나 세리처럼 여기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 에제키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7 “너 사람의 아들아, 나는 너를 이스라엘 집안의 파수꾼으로 세웠다.
그러므로 너는 내 입에서 나가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를 대신하여 그들에게 경고해야 한다.
8 가령 내가 악인에게 ‘악인아, 너는 반드시 죽어야 한다.’고 할 때,
네가 악인에게 그 악한 길을 버리도록 경고하는 말을 하지 않으면,
그 악인은 자기 죄 때문에 죽겠지만, 그가 죽은 책임은 너에게 묻겠다.
9 그러나 네가 그에게 자기 길에서 돌아서라고 경고하였는데도,
그가 자기 길에서 돌아서지 않으면, 그는 자기 죄 때문에 죽고,
너는 목숨을 보존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13,8`?`10
형제 여러분, 8 아무에게도 빚을 지지 마십시오.
그러나 서로 사랑하는 것은 예외입니다.
남을 사랑하는 사람은 율법을 완성한 것입니다.
9 “간음해서는 안 된다. 살인해서는 안 된다.
도둑질해서는 안 된다. 탐내서는 안 된다.”는 계명과
그 밖의 다른 계명이 있을지라도, 그것들은 모두 이 한마디
곧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말로 요약됩니다.
10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저지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5 “네 형제가 너에게 죄를 짓거든, 가서 단둘이 만나 그를 타일러라.
그가 네 말을 들으면 네가 그 형제를 얻은 것이다.
16 그러나 그가 네 말을 듣지 않거든 한 사람이나 두 사람을 더 데리고 가거라.
‘모든 일을 둘이나 세 증인의 말로 확정 지어야 하기’때문이다.
17 그가 그들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거든 교회에 알려라.
교회의 말도 들으려고 하지 않거든 그를 다른 민족 사람이나 세리처럼 여겨라.
18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19 내가 또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20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본디 하늘은 숭상의 대상이고 땅은 겸허함의 상징으로 이해되어 왔지요. 하늘을 우러러 감히 따져 묻지 못하며 땅 위에서는 하늘을 향하여 머리를 꼿꼿이 쳐드는 일을 금기시해 왔지요. 그럼에도 오늘 복음은 하늘이 내려앉고 땅이 솟아오르는 천지개벽의 일을 이야기합니다. 맞닿을 수 없는 하늘과 땅이 마주 보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고작 두세 사람이 모인 땅의 뜻이 하늘에 닿아 하늘을 움직일 수 있다는 생각이 천지개벽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일까요.

오늘 복음은 마태오 복음이 전하는 교회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형제의 잘못을 타이르는 것은, 탓을 하고 비판하는 데 방점을 찍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부족함마저 함께 안고 가자는 공동체 정신을 강조합니다. 땅이 하늘을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땅을 디디고 사는 모든 이를 형제로 생각하는 것, 그 형제의 아픔과 실수를 제 것으로 알고 함께 아파하고 보듬어 주는 것입니다. 마태오 복음이 말하는 교회는 거룩하고 흠 없는 이들의 고상한 모임이 아닙니다. 어찌 저런 인간이 성당에 나올까 싶어 혀를 끌끌 차는 그 순간에, 그럼에도 형제, 자매라고 불러야겠다는 다짐과 결단이 있는 곳이 마태오 복음의 교회입니다.

감히 하늘을 우러러볼 수 없는 심정으로 하늘만 쳐다보는 일은 그만했으면 합니다. 그 ‘감히’라는 생각과 시선을 우리가 업신여기고 하찮게 여긴 땅의 사람들에게 되돌리는 일, 그것이 천지개벽의 일이고 하느님이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부탁하신 일입니다. 하늘과 맞닿아 거룩해지는 일은 우리의 편협한 잣대로 만들어 놓은 자칭 ‘거룩함’이라는 우상을 부수는 일에서 시작됩니다. 

(박병규 요한 보스코 신부)




Posted by 에파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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