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 초대

주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에덴동산에서 내치시어, 그가 생겨 나온 흙을 일구게 하신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가엾이 보시고 빵 일곱 개와 물고기 몇 마리를 축복하신 다음 나누어 주시어 사천 명을 먹이신다(복음).

제1독서

<주 하느님께서는 그를 에덴 동산에서 내치시어, 흙을 일구게 하셨다.>

▥ 창세기의 말씀입니다.

3,9-24

9 주 하느님께서 사람을 부르시며, “너 어디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10 그가 대답하였다.

“동산에서 당신의 소리를 듣고 제가 알몸이기 때문에 두려워 숨었습니다.”

11 그분께서 “네가 알몸이라고 누가 일러 주더냐?

내가 너에게 따 먹지 말라고 명령한 그 나무 열매를 네가 따 먹었느냐?” 하고

물으시자, 12 사람이 대답하였다.

“당신께서 저와 함께 살라고 주신 여자가

그 나무 열매를 저에게 주기에 제가 먹었습니다.”

13 주 하느님께서 여자에게 “너는 어찌하여 이런 일을 저질렀느냐?” 하고 물으시자,

여자가 대답하였다. “뱀이 저를 꾀어서 제가 따 먹었습니다.”

14 주 하느님께서 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이런 일을 저질렀으니

너는 모든 집짐승과 들짐승 가운데에서 저주를 받아

네가 사는 동안 줄곧 배로 기어 다니며 먼지를 먹으리라.

15 나는 너와 그 여자 사이에,

네 후손과 그 여자의 후손 사이에 적개심을 일으키리니

여자의 후손은 너의 머리에 상처를 입히고 너는 그의 발꿈치에 상처를 입히리라.”

16 그리고 여자에게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네가 임신하여 커다란 고통을 겪게 하리라.

너는 괴로움 속에서 자식들을 낳으리라.

너는 네 남편을 갈망하고 그는 너의 주인이 되리라.”

17 그리고 사람에게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아내의 말을 듣고,

내가 너에게 따 먹지 말라고 명령한 나무에서 열매를 따 먹었으니,

땅은 너 때문에 저주를 받으리라.

너는 사는 동안 줄곧 고통 속에서 땅을 부쳐 먹으리라.

18 땅은 네 앞에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돋게 하고 너는 들의 풀을 먹으리라.

19 너는 흙에서 나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얼굴에 땀을 흘려야 양식을 먹을 수 있으리라.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가리라.”

20 사람은 자기 아내의 이름을 하와라 하였다.

그가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어머니가 되었기 때문이다.

21 주 하느님께서는 사람과 그의 아내에게 가죽옷을 만들어 입혀 주셨다.

22 주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자, 사람이 선과 악을 알아 우리 가운데 하나처럼 되었으니,

이제 그가 손을 내밀어 생명나무 열매까지 따 먹고

영원히 살게 되어서는 안 되지.”

23 그래서 주 하느님께서는 그를 에덴 동산에서 내치시어,

그가 생겨 나온 흙을 일구게 하셨다.

24 이렇게 사람을 내쫓으신 다음, 에덴 동산 동쪽에 커룹들과 번쩍이는 불 칼을 세워,

생명나무에 이르는 길을 지키게 하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사람들은 배불리 먹었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8,1-10

1 그 무렵 많은 군중이 모여 있었는데 먹을 것이 없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가까이 불러 말씀하셨다.

2 “저 군중이 가엾구나.

벌써 사흘 동안이나 내 곁에 머물렀는데 먹을 것이 없으니 말이다.

3 내가 저들을 굶겨서 집으로 돌려보내면 길에서 쓰러질 것이다.

더구나 저들 가운데에는 먼 데서 온 사람들도 있다.”

4 그러자 제자들이 “이 광야에서 누가 어디서 빵을 구해

저 사람들을 배불릴 수 있겠습니까?” 하고 대답하였다.

5 예수님께서 “너희에게 빵이 몇 개나 있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이 “일곱 개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6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땅에 앉으라고 분부하셨다.

그리고 빵 일곱 개를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떼어서 제자들에게 주시며 나누어 주라고 하시니,

그들이 군중에게 나누어 주었다.

7 또 제자들이 작은 물고기 몇 마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예수님께서는 그것도 축복하신 다음에 나누어 주라고 이르셨다.

8 사람들은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모았더니 일곱 바구니나 되었다.

9 사람들은 사천 명가량이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돌려보내시고 나서,

10 곧바로 제자들과 함께 배에 올라 달마누타 지방으로 가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예수님께서 빵으로 사람들을 배부르게 하신 일은 오늘 복음에 앞서 이미 한 번 일어났던 일입니다(마르 6,30-44 참조). 그때는 사천 명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모여 장정만도 오천 명이었습니다. 또한 남은 조각을 모았더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습니다. 오늘 복음보다 더 큰 기적처럼 여겨집니다. 그런데 그렇게 엄청난 기적을 이미 체험하였으면서도, 그때와 거의 유사한 오늘 복음의 상황에서 그들은 예수님을 향한 믿음을 표현하지 않습니다. 참으로 이상한 일입니다. 깨닫지 못하는 제자들의 행동은 변화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마르코 복음사가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을까요? 이러한 의문은 제자들의 물음으로 풀립니다.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에서, 예수님께서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하시자 제자들은 “그러면 저희가 가서 빵을 이백 데나리온어치나 사다가 그들을 먹이라는 말씀입니까?”(마르 6,37)라고 반문합니다. 오늘 복음의 제자들 반응은 첫 번째 기적 때와는 조금 다릅니다. “이 광야에서 누가 어디서 빵을 구해 저 사람들을 배불릴 수 있겠습니까?” 첫 번째 질문에서 비용을 중요시하였다면, 두 번째 질문은 누가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지를 묻고 있습니다.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은 거저 주어지는 잔치며, 오늘 복음의 기적은 예수님께서만 하실 수 있으신 일임을 강조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두 기적 이야기를 함께 읽는다면, 빵의 기적은 바로 예수님께서 거저 베푸시는 잔치임을 알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빵을 들고 찬미와 감사를 드리시고 쪼개어 나누어 주십니다. 이 장면을 우리는 미사 안에서 보고 듣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참여하는 미사가 바로 무상으로 주어지는 은총의 잔치요, 예수님께서 마련하신 초대의 자리입니다. 돈을 낼 필요 없고, 누가 준비할 것인지를 걱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모든 것을 마련해 주십니다. 단 우리가 예수님께 다가가야만 유효한 잔치가 될 것입니다. (박형순 바오로 신부)

Posted by 에파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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