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 초대

베드로와 요한 사도는 최고 의회에서 담대하게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한다(제1독서). 열한 제자에게 나타나신 예수님께서 그들의 불신과 완고한 마음을 꾸짖으신다(복음).

제1독서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그 무렵 유다 지도자들과 원로들과 율법 학자들은

13 베드로와 요한의 담대함을 보고

또 이들이 무식하고 평범한 사람임을 알아차리고 놀라워하였다.

그리고 이들이 예수님과 함께 다니던 사람들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14 그러나 병이 나은 사람이 사도들 곁에 서 있는 것을 보고는

아무 반박도 하지 못하였다.

15 그래서 그들은 사도들에게 최고 의회에서 나가라고 명령한 다음,

저희끼리 의논하며 16 말하였다. “저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저들을 통하여 명백한 표징이 일어났다는 사실이

예루살렘의 모든 주민에게 알려진 터이고,

우리도 그것을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17 그러니 이 일이 더 이상 백성 가운데로 퍼져 나가지 않도록,

다시는 아무에게도 그 이름으로 말하지 말라고 엄중히 경고만 합시다.”

18 그리하여 그들은 사도들을 불러

예수님의 이름으로는 절대로 말하지도 말고 가르치지도 말라고 지시하였다.

19 그러자 베드로와 요한이 그들에게 대답하였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보다 여러분의 말을 듣는 것이

하느님 앞에 옳은 일인지 여러분 스스로 판단하십시오.

20 우리로서는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1 그들은 백성 때문에 그들을 처벌할 방도를 찾지 못하고

거듭 위협만 하고 풀어 주었다.

그 일로 백성이 모두 하느님을 찬양하고 있었던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9 예수님께서는 주간 첫날 새벽에 부활하신 뒤,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처음으로 나타나셨다.

그는 예수님께서 일곱 마귀를 쫓아 주신 여자였다.

10 그 여자는 예수님과 함께 지냈던 이들이 슬퍼하며 울고 있는 곳으로 가서,

그들에게 이 소식을 전하였다.

11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께서 살아 계시며

그 여자에게 나타나셨다는 말을 듣고도 믿지 않았다.

12 그 뒤 그들 가운데 두 사람이 걸어서 시골로 가고 있을 때,

예수님께서 다른 모습으로 그들에게 나타나셨다.

13 그래서 그들이 돌아가 다른 제자들에게 알렸지만

제자들은 그들의 말도 믿지 않았다.

14 마침내, 열한 제자가 식탁에 앉아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나타나셨다.

그리고 그들의 불신과 완고한 마음을 꾸짖으셨다.

되살아난 당신을 본 이들의 말을 그들이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15 예수님께서는 이어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부활 신앙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시어 사람들에게 나타나셨기에, 그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이들의 증언을 받아들이고, 예수님께서 돌아가셨다가 다시 살아나셨음을 받아들이며, 예수님의 전 생애를 받아들이고, 그분 삶의 모습대로 살고자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무덤에 묻히신 지 사흘 만에 살아나셔서 사람들을 만나십니다.
주간 첫날 새벽에 예수님께서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래서 마리아는 제자들에게 달려가 자신이 본 것을 말하지만 그들은 믿지 않습니다. 그날 오후 예수님께서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들도 다른 제자들에게 와서 알리지만 그들의 말도 믿지 않습니다. 마침내 열한 제자가 식탁에 앉아 있을 때 예수님께서 나타나십니다. 그리고 제자들의 불신과 완고한 마음을 꾸짖으십니다.
불신과 믿음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믿음은 예수님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예수님께서 보여 주시는 사랑의 하느님을 받아들이고, 우리를 죽기까지 사랑하신 그 사랑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도 그 사랑을 따라 살겠다고 약속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죽음과 사랑이 마침내 승리한다는 것은 받아들일 만하고 누리고 싶으나, 삶에 그 고난을 받아들이기에는 우리가 아직 완고한 것은 아닐까요?
어느 신부님이 마르코 복음서에 관한 글에서 예수님의 사랑은 ‘길’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그 길은 정해 놓고 몇 년만 고생하면 끝나는 것이 아닌 힘든 길이라고 말입니다. (서철 바오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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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의 초대

베드로와 요한 사도는 최고 의회에서 ‘예수님 말고는 다른 누구에게도 구원이 없습니다.’라며 담대하게 증언한다(제1독서). 제자들이 예수님의 말씀대로 그물을 던져 엄청난 양의 고기를 잡게 되자 그분께서 주님이심을 알아보았다(복음).

제1독서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그 무렵 불구자가 치유받은 뒤, 1 베드로와 요한이 백성에게 말하고 있을 때에

사제들과 성전 경비대장과 사두가이들이 다가왔다.

2 그들은 사도들이 백성을 가르치면서

예수님을 내세워 죽은 이들의 부활을 선포하는 것을 불쾌히 여기고 있었다.

3 그리하여 그들은 사도들을 붙잡아 이튿날까지 감옥에 가두어 두었다.

이미 저녁때가 되었기 때문이다.

4 그런데 사도들의 말을 들은 사람들 가운데 많은 이가 믿게 되어,

장정만도 그 수가 오천 명가량이나 되었다.

5 이튿날 유다 지도자들과 원로들과 율법 학자들이 예루살렘에 모였다.

6 그 자리에는 한나스 대사제와 카야파와 요한과 알렉산드로스와

그 밖의 대사제 가문 사람들도 모두 있었다.

7 그들은 사도들을 가운데에 세워 놓고,

“당신들은 무슨 힘으로, 누구의 이름으로 그런 일을 하였소?” 하고 물었다.

8 그때에 베드로가 성령으로 가득 차 그들에게 말하였다.

“백성의 지도자들과 원로 여러분,

9 우리가 병든 사람에게 착한 일을 한 사실과

이 사람이 어떻게 구원받았는가 하는 문제로

오늘 신문을 받는 것이라면,

10 여러분 모두와 온 이스라엘 백성은 이것을 알아야 합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곧 여러분이 십자가에 못 박았지만

하느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일으키신 바로 그분의 이름으로,

이 사람이 여러분 앞에 온전한 몸으로 서게 되었습니다.

11 이 예수님께서는 ‘너희 집 짓는 자들에게 버림을 받았지만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신 분’이십니다.

12 그분 말고는 다른 누구에게도 구원이 없습니다.

사실 사람들에게 주어진 이름 가운데에서

우리가 구원받는 데에 필요한 이름은 하늘 아래 이 이름밖에 없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그때에 1 예수님께서는 티베리아스 호숫가에서

다시 제자들에게 당신 자신을 드러내셨는데, 이렇게 드러내셨다.

2 시몬 베드로와 ‘쌍둥이’라고 불리는 토마스,

갈릴래아 카나 출신 나타나엘과 제베대오의 아들들,

그리고 그분의 다른 두 제자가 함께 있었다.

3 시몬 베드로가 그들에게 “나는 고기 잡으러 가네.” 하고 말하자,

그들이 “우리도 함께 가겠소.” 하였다.

그들이 밖으로 나가 배를 탔지만 그날 밤에는 아무것도 잡지 못하였다.

4 어느덧 아침이 될 무렵, 예수님께서 물가에 서 계셨다.

그러나 제자들은 그분이 예수님이신 줄을 알지 못하였다.

5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얘들아, 무얼 좀 잡았느냐?” 하시자,

그들이 대답하였다. “못 잡았습니다.”

6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

그래서 제자들이 그물을 던졌더니,

고기가 너무 많이 걸려 그물을 끌어 올릴 수가 없었다.

7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그 제자가 베드로에게 “주님이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주님이시라는 말을 듣자,

옷을 벗고 있던 베드로는 겉옷을 두르고 호수로 뛰어들었다.

8 다른 제자들은 그 작은 배로 고기가 든 그물을 끌고 왔다.

그들은 뭍에서 백 미터쯤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던 것이다.

9 그들이 뭍에 내려서 보니, 숯불이 있고 그 위에 물고기가 놓여 있고 빵도 있었다.

10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방금 잡은 고기를 몇 마리 가져오너라.”

11 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배에 올라 그물을 뭍으로 끌어 올렸다.

그 안에는 큰 고기가 백쉰세 마리나 가득 들어 있었다.

고기가 그토록 많은데도 그물이 찢어지지 않았다.

12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와서 아침을 먹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제자들 가운데에는 “누구십니까?” 하고 감히 묻는 사람이 없었다.

그분이 주님이시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13 예수님께서는 다가가셔서 빵을 들어 그들에게 주시고 고기도 그렇게 주셨다.

14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신 뒤에

세 번째로 제자들에게 나타나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베드로와 다른 제자들은 고향인 갈릴래아로, 티베리아스 호숫가로 돌아왔습니다. 아직은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것 같습니다. 베드로가 고기를 잡으러 가겠다 하니 다른 제자들이 따라나섭니다. 어부인 그들이 밤새 그물질을 하였지만 단 한 마리의 고기도 잡지 못합니다. 어느덧 새벽이 되어 한 줄기 빛이 비추자 예수님께서 물가에 나타나시어 물으십니다. “얘들아, 무얼 좀 잡았느냐?” 그러자 제자들이 대답합니다. “못 잡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십니다.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 그래서 제자들이 그물을 던졌더니, 고기가 너무 많이 걸려 그물을 끌어 올릴 수가 없을” 정도로 많은 고기를 잡습니다.
베드로와 다른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이미 한 번 뵈었습니다. 그런 그들이 고기를 잡으러 나갔으나 한 마리의 고기도 잡지 못합니다. 우리는 신앙생활 가운데 하느님을 체험할 때도 있습니다. 또 좋은 교육 프로그램이나 피정, 강의를 통하여 깊은 감동을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어떤 영적 열매를 보장해 주지는 않습니다. 어찌 보면 영적 열매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그 일을 하느님과 함께 해 내는가와 그 일을 하느님께서 어떻게 이끌어 나가시는지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느님과 함께 일하는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잘 보여 줍니다. 직업이 어부였던 베드로와 제자들은 밤을 새워도 고기를 잡지 못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이르신 대로 그물을 배 오른쪽으로 던지니 많은 고기가 잡혔습니다. 
우리도 어떤 일을 하든지 하느님과 대화해야 합니다. 자신의 처지와 상황 그리고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하여 예수님께서 물으실 때  자신의 상태와 하고자 하는 일을 솔직하게 상세히 설명해야 합니다. 그렇게 말할 때 마음 깊은 곳에서 예수님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그 목소리를 듣고 일할 때 우리는, 우리의 힘이 아니라 하느님의 힘으로 하느님의 일을 하게 됩니다. 그때 우리는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됩니다. 

(서철 바오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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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의 초대

베드로 사도는 유다인들에게 배척당하신 예수님을 하느님께서 영광스럽게 바꾸셨다고 깨우쳐 준다(제1독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예수님께서 평화를 기원하시며 당신께서 참으로 부활하셨음을 보여 주신다(복음).

제1독서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그 무렵 치유받은 불구자가 11 베드로와 요한 곁을 떠나지 않고 있는데,

온 백성이 크게 경탄하며 ‘솔로몬 주랑’이라고 하는 곳에 있는 그들에게 달려갔다.

12 베드로는 백성을 보고 말하였다.

“이스라엘인 여러분, 왜 이 일을 이상히 여깁니까?

또 우리의 힘이나 신심으로 이 사람을 걷게 만들기나 한 것처럼,

왜 우리를 유심히 바라봅니까?

13 여러분은 예수님을 빌라도에게 넘기고,

그분을 놓아주기로 결정한 빌라도 앞에서 그분을 배척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의 하느님과 이사악의 하느님과 야곱의 하느님,

곧 우리 조상들의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종 예수님을 영광스럽게 하셨습니다.

14 여러분은 거룩하고 의로우신 분을 배척하고

살인자를 풀어 달라고 청한 것입니다.

15 여러분은 생명의 영도자를 죽였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그분을 다시 일으키셨고,

우리는 그 증인입니다.

16 이 예수님의 이름에 대한 믿음 때문에,

바로 그분의 이름이 여러분이 지금 보고 또 아는 이 사람을 튼튼하게 하였습니다.

그분에게서 오는 믿음이 여러분 모두 앞에서

이 사람을 완전히 낫게 해 주었습니다.

17 이제, 형제 여러분! 나는 여러분도 여러분의 지도자들과 마찬가지로

무지한 탓으로 그렇게 하였음을 압니다.

18 하느님께서는 모든 예언자의 입을 통하여

당신의 메시아께서 고난을 겪으시리라고 예고하신 것을 그렇게 이루셨습니다.

19 그러므로 회개하고 하느님께 돌아와 여러분의 죄가 지워지게 하십시오.

20 그러면 다시 생기를 찾을 때가 주님에게서 올 것이며,

주님께서는 여러분을 위하여 정하신 메시아 곧 예수님을 보내 주실 것입니다.

21 물론 이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서

예로부터 당신의 거룩한 예언자들의 입을 통하여 말씀하신 대로,

만물이 복원될 때까지 하늘에 계셔야 합니다.

22 모세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주 너희 하느님께서는 너희 동족 가운데에서

나와 같은 예언자를 일으켜 주실 것이니,

너희는 그가 하는 말은 무엇이든지 다 들어야 한다.

23 누구든지 그 예언자의 말을 듣지 않는 자는 백성에게서 잘려 나갈 것이다.’

24 그리고 사무엘을 비롯하여 그 뒤를 이어 말씀을 전한 모든 예언자도

지금의 이때를 예고하였습니다.

25 여러분은 그 예언자들의 자손이고, 또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세상의 모든 종족들이 너희 후손을 통하여 복을 받을 것이다.’ 하시며

여러분의 조상들과 맺어 주신 계약의 자손입니다.

26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종을 일으키시고 먼저 여러분에게 보내시어,

여러분 하나하나를 악에서 돌아서도록 하여

여러분에게 복을 내리게 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그 무렵 예수님의 제자들은 35 길에서 겪은 일과

빵을 떼실 때에 그분을 알아보게 된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36 그들이 이러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예수님께서 그들 가운데에 서시어,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37 그들은 너무나 무섭고 두려워 유령을 보는 줄로 생각하였다.

38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왜 놀라느냐? 어찌하여 너희 마음에 여러 가지 의혹이 이느냐?

39 내 손과 내 발을 보아라.

바로 나다. 나를 만져 보아라.

유령은 살과 뼈가 없지만, 나는 너희도 보다시피 살과 뼈가 있다.”

40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그들에게 손과 발을 보여 주셨다.

41 그들은 너무 기쁜 나머지 아직도 믿지 못하고 놀라워하는데,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여기에 먹을 것이 좀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42 그들이 구운 물고기 한 토막을 드리자,

43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받아 그들 앞에서 잡수셨다.

44 그리고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전에 너희와 함께 있을 때에 말한 것처럼,

나에 관하여 모세의 율법과 예언서와 시편에 기록된 모든 것이

다 이루어져야 한다.”

45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마음을 여시어 성경을 깨닫게 해 주셨다.

46 이어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성경에 기록된 대로,

그리스도는 고난을 겪고 사흘 만에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야 한다.

47 그리고 예루살렘에서부터 시작하여,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가 그의 이름으로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되어야 한다.

48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예수님의 제자들은 아직 무서워 떨며 두려워합니다. 예수님의 공생활 동안 함께하면서 수많은 기적과 가르침을 보고 배웠지만, 끝까지 예수님을 따르지 못한 데에서 오는 죄책감과 비참함,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에서 오는 좌절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인들이 만난 천사의 이야기를 듣고도 헛소리라 여기고,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이 길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알아뵌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의심합니다.
이런 제자들 한가운데에 예수님께서 서시어 말씀하십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제자들 한가운데 서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잘못이나 실패를 따지지 않으십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있기를’ 하고 말씀하시어 당신과 관계를 회복시켜 주십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을 유령으로 착각하는 제자들에게 “내 손과 내 발을 보아라. 바로 나다. 나를 만져 보아라.” 하고 말씀하십니다. ‘나다.’라는 말씀은, 빵의 기적을 체험하고도 풍랑을 만나 힘들어 할 때 물 위를 걸어오시는 예수님을 유령인 줄 알고 기겁하는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나다. 너희와 함께 했고, 너희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힌 나다.’라고 하시는 말씀입니다. 그 증거인 손과 발을 보라고, 그 못 자국을 보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먹을 것을 달라고 하십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사람들에게 “먹보요 술꾼이며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루카 7,34)라는 비난을 들을 정도로 죄인들과 가난한 이들, 병든 이들과 소외된 이들을 사랑하시고 그들과 한 식탁에 함께 앉아 드시고 마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렇게 다시 제자들과 함께 드시면서 그들을 일깨워 주십니다. 아픈 이들을 사랑하는 십자가의 길, 그리고 죽음과 부활의 의미를 깨닫게 해 주십니다.
우리도 예수님과 함께 더 울고 웃어야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처럼 아픈 이들을 더 사랑하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온 생애가 사랑이었기에, 이제 우리가 그 사랑의 증인이 되도록 당부하시기 때문입니다.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 (서철 바오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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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의 초대

베드로 사도가 자선을 청하는 불구자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고쳐 준다(제1독서).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빵을 떼어 나누어 주시자 마침내 눈이 열려 그분을 알아본다(복음).

제1독서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그 무렵 1 베드로와 요한이 오후 세 시 기도 시간에 성전으로 올라가는데,

2 모태에서부터 불구자였던 사람 하나가 들려 왔다.

성전에 들어가는 이들에게 자선을 청할 수 있도록,

사람들이 그를 날마다 ‘아름다운 문’이라고 하는 성전 문 곁에

들어다 놓았던 것이다.

3 그가 성전에 들어가려는 베드로와 요한을 보고 자선을 청하였다.

4 베드로는 요한과 함께 그를 유심히 바라보고 나서,

“우리를 보시오.” 하고 말하였다.

5 그가 무엇인가를 얻으리라고 기대하며 그들을 쳐다보는데,

6 베드로가 말하였다.

“나는 은도 금도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진 것을 당신에게 주겠습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일어나 걸으시오.”

7 그러면서 그의 오른손을 잡아 일으켰다.

그러자 그가 즉시 발과 발목이 튼튼해져서

8 벌떡 일어나 걸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성전으로 들어가면서,

걷기도 하고 껑충껑충 뛰기도 하고 하느님을 찬미하기도 하였다.

9 온 백성은 그가 걷기도 하고 하느님을 찬미하기도 하는 것을 보고,

10 또 그가 성전의 ‘아름다운 문’ 곁에 앉아 자선을 청하던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그에게 일어난 일로 경탄하고 경악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주간 첫날 바로 그날 예수님의 13 제자들 가운데 두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예순 스타디온 떨어진 엠마오라는 마을로 가고 있었다.

14 그들은 그동안 일어난 모든 일에 관하여 서로 이야기하였다.

15 그렇게 이야기하고 토론하는데,

바로 예수님께서 가까이 가시어 그들과 함께 걸으셨다.

16 그들은 눈이 가리어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17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걸어가면서 무슨 말을 서로 주고받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은 침통한 표정을 한 채 멈추어 섰다.

18 그들 가운데 한 사람, 클레오파스라는 이가 예수님께,

“예루살렘에 머물렀으면서 이 며칠 동안 그곳에서 일어난 일을

혼자만 모른다는 말입니까?” 하고 말하였다.

19 예수님께서 “무슨 일이냐?” 하시자 그들이 그분께 말하였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에 관한 일입니다.

그분은 하느님과 온 백성 앞에서,

행동과 말씀에 힘이 있는 예언자셨습니다.

20 그런데 우리의 수석 사제들과 지도자들이 그분을 넘겨,

사형 선고를 받아 십자가에 못 박히시게 하였습니다.

21 우리는 그분이야말로 이스라엘을 해방하실 분이라고 기대하였습니다.

그 일이 일어난 지도 벌써 사흘째가 됩니다.

22 그런데 우리 가운데 몇몇 여자가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였습니다.

그들이 새벽에 무덤으로 갔다가,

23 그분의 시신을 찾지 못하고 돌아와서 하는 말이,

천사들의 발현까지 보았는데

그분께서 살아 계시다고 천사들이 일러 주더랍니다.

24 그래서 우리 동료 몇 사람이 무덤에 가서 보니

그 여자들이 말한 그대로였고, 그분은 보지 못하였습니다.”

25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아, 어리석은 자들아!

예언자들이 말한 모든 것을 믿는 데에 마음이 어찌 이리 굼뜨냐?

26 그리스도는 그러한 고난을 겪고서

자기의 영광 속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

27 그리고 이어서 모세와 모든 예언자로부터 시작하여

성경 전체에 걸쳐 당신에 관한 기록들을 그들에게 설명해 주셨다.

28 그들이 찾아가던 마을에 가까이 이르렀을 때,

예수님께서는 더 멀리 가려고 하시는 듯하였다.

29 그러자 그들은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

저녁때가 되어 가고 날도 이미 저물었습니다.” 하며 그분을 붙들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묵으시려고 그 집에 들어가셨다.

30 그들과 함께 식탁에 앉으셨을 때, 예수님께서는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그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31 그러자 그들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았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그들에게서 사라지셨다.

32 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

33 그들이 곧바로 일어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보니 열한 제자와 동료들이 모여,

34 “정녕 주님께서 되살아나시어 시몬에게 나타나셨다.” 하고 말하고 있었다.

35 그들도 길에서 겪은 일과 빵을 떼실 때에

그분을 알아보게 된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는 ‘눈이 가리어’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가까이에서 함께 걸으시는데도 알아보지 못합니다. 왜 눈이 가리어 알아보지 못할까요? 가려 있는 우리의 눈은 언제 열릴 수 있을까요? 집으로 돌아가고자 할 때는 절망하거나 실패하였을 때입니다. 엠마오로 걸어가는 제자들은 과월절을 예루살렘에서 지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을 것입니다.
자신의 욕망을 채워 주실 줄 알았던, 그래서 자기 생애를 내맡겼던 분의 죽음 앞에서 제자들의 눈이 가려집니다. 그렇게 걷던 두 제자에게 예수님께서 나타나시어 무슨 일이냐고 물으십니다. 그들은 말합니다. ‘믿고 따랐던 예수님, 말씀과 행동에는 힘이 있어 마치 모세를 보는 듯하였고, 모세가 이스라엘을 이집트에서 해방시켰듯이, 그분께서 로마 점령군에게서 구해 주시리라 믿었는데, 그래서 이스라엘을 함께 다스릴 줄 알았는데, 그만 수석 사제들과 지도자들이 그분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그리스도는 그러한 고난을 겪고서 자기의 영광 속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 
그렇게 성경 전체에서 흐르는 수난과 영광에 대하여 들은 제자들은 지금까지 영광만 누리고자 하였던 자신의 욕망의 길과 죽음까지 내어 주시는 예수님의 수난의 길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눈을 가리던 비늘이 떨어져 나갑니다.
성경 말씀을 듣는다는 것은 예수님의 온 생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기까지에 이르는 사랑, 이 고단하고 힘든 사랑의 길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리하여야 마음이 타오르고 눈이 열립니다.
과테말라에서 고통받는 아이들과 함께 사는 한 신부가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언제 집으로 돌아가고 싶냐면, ‘내가 아이들한테 어떤 마음으로 함께하고 일했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지?’ 하는 생각이 들 때예요. 그때마다 예수님께서는 내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 사랑이 고난받는 것인 줄 몰랐니? 고난 다음에 영광이 온다고!’ 힘겨움이 찾아올 때, 이 단순한 이치를 왜 자꾸만 잊게 될까요?” (서철 바오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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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의 초대

베드로 사도가 오순절에,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아 죄를 용서받으라고 하자 삼천 명가량이나 되는 이들이 세례를 받는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무덤 밖에 서서 울고 있는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나타나셔서, 당신께서는 하느님께 올라간다고 제자들에게 전하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오순절에, 베드로가 유다인들에게 말하였다.

36 “이스라엘 온 집안은 분명히 알아 두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이 십자가에 못 박은 이 예수님을

주님과 메시아로 삼으셨습니다.”

37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마음이 꿰찔리듯 아파하며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에게,

“형제 여러분,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38 베드로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회개하십시오. 그리고 저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아

여러분의 죄를 용서받으십시오. 그러면 성령을 선물로 받을 것입니다.

39 이 약속은 여러분과 여러분의 자손들과 또 멀리 있는 모든 이들,

곧 주 우리 하느님께서 부르시는 모든 이에게 해당됩니다.”

40 베드로는 이 밖에도 많은 증거를 들어 간곡히 이야기하며,

“여러분은 이 타락한 세대로부터 자신을 구원하십시오.” 하고 타일렀다.

41 베드로의 말을 받아들인 이들은 세례를 받았다.

그리하여 그날에 신자가 삼천 명가량 늘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그때에 11 마리아는 무덤 밖에 서서 울고 있었다.

그렇게 울면서 무덤 쪽으로 몸을 굽혀 12 들여다보니

하얀 옷을 입은 두 천사가 앉아 있었다.

한 천사는 예수님의 시신이 놓였던 자리 머리맡에, 다른 천사는 발치에 있었다.

13 그들이 마리아에게 “여인아, 왜 우느냐?” 하고 묻자,

마리아가 그들에게 대답하였다.

“누가 저의 주님을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14 이렇게 말하고 나서 뒤로 돌아선 마리아는 예수님께서 서 계신 것을 보았다.

그러나 예수님이신 줄은 몰랐다.

15 예수님께서 마리아에게 “여인아, 왜 우느냐? 누구를 찾느냐?” 하고 물으셨다.

마리아는 그분을 정원지기로 생각하고,

“선생님, 선생님께서 그분을 옮겨 가셨으면

어디에 모셨는지 저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모셔 가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16 예수님께서 “마리아야!” 하고 부르셨다.

마리아는 돌아서서 히브리 말로 “라뿌니!” 하고 불렀다.

이는 ‘스승님!’이라는 뜻이다.

17 예수님께서 마리아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아직 아버지께 올라가지 않았으니 나를 더 이상 붙들지 마라.

내 형제들에게 가서, ‘나는 내 아버지시며 너희의 아버지신 분,

내 하느님이시며 너희의 하느님이신 분께 올라간다.’ 하고 전하여라.”

18 마리아 막달레나는 제자들에게 가서 “제가 주님을 뵈었습니다.” 하면서,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하신 이 말씀을 전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마리아 막달레나가 울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분의 죽음 앞에서 너무나 황망하여 어찌할 줄 모릅니다. 그러나 지극히 사랑하는 분의 곁을 지키고자 아직도 어두운 새벽에 무덤으로 향합니다. 마리아는 당황스러워하며 더 큰 상실감에 빠집니다. 무덤이 텅 비어 있기 때문입니다. 슬픔과 고통이 너무 커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무덤 안의 두 천사를 알아보지도 못합니다. 그런 마리아에게 천사가 묻습니다. “여인아, 왜 우느냐?” 마리아는 눈에 보이는 대로,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도 모르면서 대답합니다. “누가 저의 주님을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도 어둠을 직면하여 슬픔과 고통이 우리 마음을 온통 차지할 때 ‘왜 우느냐?’라는 질문에 대답해야 합니다. 마리아가 그저 자기 마음에 있는 것을 말하였듯이 우리도 마음속에 있는 하느님께 횡설수설하더라도 있는 그대로를 말해야 합니다. 그렇게 말하기 시작할 때 눈을 돌릴 수 있습니다. 
마리아는 대답하고 나서 뒤를 돌아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서 계신 것을 발견하지만, 아직도 그 슬픔이, 그 집착이 커 여전히 제대로 알아보지 못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뵙고도 정원지기로 착각합니다. 그렇게 그분을 찾으려 애썼으면서도 정작 그분께서 다시 살아나시어 눈앞에 나타나셨는데도 알아보지 못합니다. 슬픔에 짓눌려 보아야 할 것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마리아에게 예수님께서 물으십니다. “여인아, 왜 우느냐?” “선생님께서 그분을 옮겨 가셨으면 어디에 모셨는지 저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모셔 가겠습니다.” 이렇게 자기 마음속에 있는 것을 모두 털어놓는 마리아에게 예수님께서 당신의 목소리를 들려주십니다. “마리아야!” 이제 마리아는 돌아서서 “라뿌니! 스승님!” 하고 예수님을 알아뵙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우리 마음 안에 있는 모든 슬픔과 아픔을 다 쏟아 낼 때, 그 밑바닥에서 들려오는 예수님의 목소리를 듣게 됩니다. 그때 우리 마음 안에는 그분을 향한 사랑, 기쁨이 피어오릅니다. 

(서철 바오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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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의 초대

오순절에 베드로 사도는 열한 사도와 함께 일어나,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다시 살리셨고 자신들은 모두 그 증인이라고 선포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여자들에게 나타나시어 “평안하냐?”라고 하시며,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도록 하신다(복음).

제1독서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오순절에, 14 베드로가 열한 사도와 함께 일어나 목소리를 높여 말하였다.

“유다인들과 모든 예루살렘 주민 여러분, 여러분은 이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내 말을 귀담아들으십시오.

22 이스라엘인 여러분, 이 말을 들으십시오. 여러분도 알다시피,

나자렛 사람 예수님은 하느님께서 여러 기적과 이적과 표징으로

여러분에게 확인해 주신 분이십니다.

하느님께서 그분을 통하여 여러분 가운데에서 그것들을 일으키셨습니다.

23 하느님께서 미리 정하신 계획과 예지에 따라 여러분에게 넘겨지신 그분을,

여러분은 무법자들의 손을 빌려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습니다.

24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죽음의 고통에서 풀어 다시 살리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죽음에 사로잡혀 계실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25 그래서 다윗이 그분을 두고 이렇게 말합니다.

‘나 언제나 주님을 내 앞에 모시어

그분께서 내 오른쪽에 계시니 나는 흔들리지 않는다.

26 그러기에 내 마음은 기뻐하고 내 혀는 즐거워하였다.

내 육신마저 희망 속에 살리라.

27 당신께서 제 영혼을 저승에 버려두지 않으시고

당신의 거룩한 이에게 죽음의 나라를 아니 보게 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28 당신은 저에게 생명의 길을 가르쳐 주신 분

당신 면전에서 저를 기쁨으로 가득 채우실 것입니다.’

29 형제 여러분, 나는 다윗 조상에 관하여

여러분에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는 죽어 묻혔고 그의 무덤은 오늘날까지 우리 가운데에 남아 있습니다.

30 그는 예언자였고, 또 자기 몸의 소생 가운데에서 한 사람을

자기 왕좌에 앉혀 주시겠다고 하느님께서 맹세하신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31 그래서 그리스도의 부활을 예견하며 ‘그분은 저승에 버려지지 않으시고

그분의 육신은 죽음의 나라를 보지 않았다.’ 하고 말하였습니다.

32 이 예수님을 하느님께서 다시 살리셨고 우리는 모두 그 증인입니다.

33 하느님의 오른쪽으로 들어 올려지신 그분께서는

약속된 성령을 아버지에게서 받으신 다음,

여러분이 지금 보고 듣는 것처럼 그 성령을 부어 주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그때에 8 여자들은 두려워하면서도 크게 기뻐하며 서둘러 무덤을 떠나,

제자들에게 소식을 전하러 달려갔다.

9 그런데 갑자기 예수님께서 마주 오시면서

그 여자들에게 “평안하냐?” 하고 말씀하셨다.

그들은 다가가 엎드려 그분의 발을 붙잡고 절하였다.

10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

11 여자들이 돌아가는 동안에 경비병 몇 사람이 도성 안으로 가서,

일어난 일을 모두 수석 사제들에게 알렸다.

12 수석 사제들은 원로들과 함께 모여 의논한 끝에

군사들에게 많은 돈을 주면서 13 말하였다.

“‘예수의 제자들이 밤중에 와서 우리가 잠든 사이에 시체를 훔쳐 갔다.’ 하여라.

14 이 소식이 총독의 귀에 들어가더라도,

우리가 그를 설득하여 너희가 걱정할 필요가 없게 해 주겠다.”

15 경비병들은 돈을 받고 시킨 대로 하였다.

그리하여 이 말이 오늘날까지도 유다인들 사이에 퍼져 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예수님의 부활 사건을 직접 본 이들은 없습니다. 다만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이들이 그분을 증언할 따름입니다. 우리는 앞으로 오십일 동안 이 부활의 기쁨을 노래할 것입니다. 특별히 부활 팔일 동안 말씀을 통하여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증언하는 이들과 함께 축제를 지낼 것입니다.
여인들은 아직 어두운 새벽녘에 집을 나서서 무덤을 보러 갑니다. 그리고 거기서 천사들에게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을 찾는 줄을 나는 안다. …… 그분께서는 되살아나셨다.”(마태 28,5-6)라는 놀라운 말을 듣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가서 다음의 말을 전하라는 사명을 받습니다. “그분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셨습니다. 이제 여러분보다 먼저 갈릴래아로 가실 터이니, 여러분은 그분을 거기서 뵙게 될 것입니다”(마태 28,7). 이 소명을 받은 여인들은 두려워하면서도 크게 기뻐하며 소식을 전하러 달려 나갑니다.
이 여인들처럼 우리가 하느님께 받은 소명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하느님을 닮아 자신에게서 나와 아픈 이에게 다가가는 여정입니다. 예수님께서 갈릴래아로 가라고, 거기서 당신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갈릴래아는 가난한 이들의 울부짖음이 있는 곳이자 그 울부짖음을 들으신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복음을 선포하시고, 제자들을 뽑으시어 함께 사람들을 섬기기 시작하신 자리입니다. 우리에게 첫 자리로, 첫 마음으로 돌아가 섬김의 삶을 새로이 시작하라고 하십니다. 날마다 삶을 새롭게 시작할 때 예수님께서는 다가오시어 조용히 인사하십니다. “평안하냐?” 예수님께서 마리아 막달레나와 다른 마리아에게 마주 오시며 인사하십니다. ‘평안하냐’는 그리스 인사말로 ‘기뻐하시오, 기쁘냐?’라는 뜻입니다. 장엄한 축복의 말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쓰는 말로, ‘잘 지내니?’ 정도의 인사말입니다. “평안하니? 잘 지내니?” 

(서철 바오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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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의 초대

천지를 창조하시고, 아브라함에게 언약하시고, 이스라엘 자손들을 이집트에서 구해 내시며, 크나큰 자비로 부르시고, 영원한 계약을 맺으신 하느님께서는, 슬기의 길을 찾아내시어, 새 마음과 새 영을 주겠다고 하신다(제1-7독서). 바오로 사도는,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으니 그분과 함께 살리라고 가르친다(서간).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다음 무덤에 찾아간 여인들은 천사에게서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소식을 듣는다(복음).

제1독서

<하느님께서 보시니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이 참 좋았다.>

▥ 창세기의 말씀입니다.

1 한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

2 땅은 아직 꼴을 갖추지 못하고 비어 있었는데,

어둠이 심연을 덮고 하느님의 영이 그 물 위를 감돌고 있었다.

3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빛이 생겨라.” 하시자 빛이 생겼다.

4 하느님께서 보시니 그 빛이 좋았다. 하느님께서는 빛과 어둠을 가르시어,

5 빛을 낮이라 부르시고 어둠을 밤이라 부르셨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첫날이 지났다.

6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물 한가운데에 궁창이 생겨, 물과 물 사이를 갈라놓아라.”

7 하느님께서 이렇게 궁창을 만들어

궁창 아래에 있는 물과 궁창 위에 있는 물을 가르시자, 그대로 되었다.

8 하느님께서는 궁창을 하늘이라 부르셨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튿날이 지났다.

9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하늘 아래에 있는 물은 한곳으로 모여, 뭍이 드러나라.” 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10 하느님께서는 뭍을 땅이라, 물이 모인 곳을 바다라 부르셨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다.

11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땅은 푸른 싹을 돋게 하여라.

씨를 맺는 풀과 씨 있는 과일나무를 제 종류대로 땅 위에 돋게 하여라.” 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12 땅은 푸른 싹을 돋아나게 하였다.

씨를 맺는 풀과 씨 있는 과일나무를 제 종류대로 돋아나게 하였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다.

13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사흗날이 지났다.

14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하늘의 궁창에 빛물체들이 생겨,

낮과 밤을 가르고, 표징과 절기, 날과 해를 나타내어라.

15 그리고 하늘의 궁창에서 땅을 비추는 빛물체들이 되어라.” 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16 하느님께서는 큰 빛물체 두 개를 만드시어,

그 가운데에서 큰 빛물체는 낮을 다스리고 작은 빛물체는 밤을 다스리게 하셨다.

그리고 별들도 만드셨다.

17 하느님께서 이것들을 하늘 궁창에 두시어 땅을 비추게 하시고,

18 낮과 밤을 다스리며 빛과 어둠을 가르게 하셨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다.

19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나흗날이 지났다.

20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물에는 생물이 우글거리고, 새들은 땅 위 하늘 궁창 아래를 날아다녀라.”

21 이렇게 하느님께서는 큰 용들과 물에서 우글거리며

움직이는 온갖 생물들을 제 종류대로,

또 날아다니는 온갖 새들을 제 종류대로 창조하셨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다.

22 하느님께서 이들에게 복을 내리며 말씀하셨다.

“번식하고 번성하여 바닷물을 가득 채워라. 새들도 땅 위에서 번성하여라.”

23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닷샛날이 지났다.

24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땅은 생물을 제 종류대로,

곧 집짐승과 기어 다니는 것과 들짐승을 제 종류대로 내어라.” 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25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들짐승을 제 종류대로, 집짐승을 제 종류대로,

땅바닥을 기어 다니는 온갖 것을 제 종류대로 만드셨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다.

26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우리와 비슷하게 우리 모습으로 사람을 만들자.

그래서 그가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집짐승과

온갖 들짐승과 땅을 기어 다니는 온갖 것을 다스리게 하자.”

27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당신의 모습으로 사람을 창조하셨다.

하느님의 모습으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로 그들을 창조하셨다.

28 하느님께서 그들에게 복을 내리며 말씀하셨다.

“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여 땅을 가득 채우고 지배하여라.

그리고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을 기어 다니는 온갖 생물을 다스려라.”

29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이제 내가 온 땅 위에서

씨를 맺는 모든 풀과 씨 있는 모든 과일나무를 너희에게 준다.

이것이 너희의 양식이 될 것이다.

30 땅의 모든 짐승과 하늘의 모든 새와 땅을 기어 다니는 모든 생물에게는

온갖 푸른 풀을 양식으로 준다.” 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31 하느님께서 보시니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이 참 좋았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엿샛날이 지났다.

2,1 이렇게 하늘과 땅과 그 안의 모든 것이 이루어졌다.

2 하느님께서는 하시던 일을 이렛날에 다 이루셨다.

그분께서는 하시던 일을 모두 마치시고 이렛날에 쉬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 창세기의 말씀입니다.

그 무렵 1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을 시험해 보시려고

“아브라함아!” 하고 부르시자, 그가 “예, 여기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 그분께서 말씀하셨다.

“너의 아들, 네가 사랑하는 외아들 이사악을 데리고 모리야 땅으로 가거라.

그곳, 내가 너에게 일러 주는 산에서 그를 나에게 번제물로 바쳐라.”

3 아브라함은 아침 일찍 일어나 나귀에 안장을 얹고

두 하인과 아들 이사악을 데리고서는, 번제물을 사를 장작을 팬 뒤

하느님께서 자기에게 말씀하신 곳으로 길을 떠났다.

4 사흘째 되는 날에 아브라함이 눈을 들자, 멀리 있는 그곳을 볼 수 있었다.

5 아브라함이 하인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는 나귀와 함께 여기에 머물러 있어라.

나와 이 아이는 저리로 가서 경배하고 너희에게 돌아오겠다.”

6 그러고 나서 아브라함은 번제물을 사를 장작을 가져다 아들 이사악에게 지우고,

자기는 손에 불과 칼을 들었다. 그렇게 둘은 함께 걸어갔다.

7 이사악이 아버지 아브라함에게 “아버지!” 하고 부르자,

그가 “얘야, 왜 그러느냐?” 하고 대답하였다.

이사악이 “불과 장작은 여기 있는데,

번제물로 바칠 양은 어디 있습니까?” 하고 묻자,

8 아브라함이 “얘야, 번제물로 바칠 양은

하느님께서 손수 마련하실 거란다.” 하고 대답하였다.

둘은 계속 함께 걸어갔다.

9 그들이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신 곳에 다다르자,

아브라함은 그곳에 제단을 쌓고 장작을 얹어 놓았다.

그러고 나서 아들 이사악을 묶어 제단 장작 위에 올려놓았다.

10 아브라함이 손을 뻗쳐 칼을 잡고 자기 아들을 죽이려 하였다.

11 그때, 주님의 천사가 하늘에서

“아브라함아, 아브라함아!” 하고 그를 불렀다.

그가 “예, 여기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12 천사가 말하였다. “그 아이에게 손대지 마라. 그에게 아무 해도 입히지 마라.

네가 너의 아들, 너의 외아들까지 나를 위하여 아끼지 않았으니,

네가 하느님을 경외하는 줄을 이제 내가 알았다.”

13 아브라함이 눈을 들어 보니, 덤불에 뿔이 걸린 숫양 한 마리가 있었다.

아브라함은 가서 그 숫양을 끌어와 아들 대신 번제물로 바쳤다.

14 아브라함은 그곳의 이름을 ‘야훼 이레’라 하였다.

그래서 오늘도 사람들은 ‘주님의 산에서 마련된다.’고들 한다.

15 주님의 천사가 하늘에서 두 번째로 아브라함을 불러 16 말하였다.

“나는 나 자신을 걸고 맹세한다. 주님의 말씀이다.

네가 이 일을 하였으니, 곧 너의 아들, 너의 외아들까지 아끼지 않았으니,

17 나는 너에게 한껏 복을 내리고, 네 후손이 하늘의 별처럼,

바닷가의 모래처럼 한껏 번성하게 해 주겠다.

너의 후손은 원수들의 성문을 차지할 것이다.

18 네가 나에게 순종하였으니,

세상의 모든 민족들이 너의 후손을 통하여 복을 받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3독서

▥ 탈출기의 말씀입니다.

그 무렵 15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어찌하여 나에게 부르짖느냐?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앞으로 나아가라고 일러라.

16 너는 네 지팡이를 들고 바다 위로 손을 뻗어 바다를 가르고서는,

이스라엘 자손들이 바다 가운데로 마른땅을 걸어 들어가게 하여라.

17 나는 이집트인들의 마음을 완고하게 하여, 너희를 뒤따라 들어가게 하겠다.

그런 다음 나는 파라오와 그의 모든 군대,

그의 병거와 기병들을 쳐서 나의 영광을 드러내겠다.

18 내가 파라오와 그의 병거와 기병들을 쳐서 나의 영광을 드러내면,

이집트인들은 내가 주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

19 이스라엘 군대 앞에 서서 나아가던 하느님의 천사가

자리를 옮겨 그들 뒤로 갔다.

구름 기둥도 그들 앞에서 자리를 옮겨 그들 뒤로 가 섰다.

20 그리하여 그것은 이집트 군대와 이스라엘 군대 사이에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러자 그 구름이 한쪽은 어둡게 하고, 다른 쪽은 밤을 밝혀 주었다.

그래서 밤새도록 아무도 이쪽에서 저쪽으로 다가갈 수 없었다.

21 모세가 바다 위로 손을 뻗었다.

주님께서는 밤새도록 거센 샛바람으로 바닷물을 밀어내시어,

바다를 마른땅으로 만드셨다. 그리하여 바닷물이 갈라지자,

22 이스라엘 자손들이 바다 가운데로 마른땅을 걸어 들어갔다.

물은 그들 좌우에서 벽이 되어 주었다. 23 뒤이어 이집트인들이 쫓아왔다.

파라오의 모든 말과 병거와 기병들이 그들을 따라 바다 한가운데로 들어갔다.

24 새벽녘에 주님께서 불기둥과 구름 기둥에서

이집트 군대를 내려다보시고, 이집트 군대를 혼란에 빠뜨리셨다.

25 그리고 그분께서는 이집트 병거들의 바퀴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시어,

병거를 몰기 어렵게 만드셨다.

그러자 이집트인들이 “이스라엘을 피해 달아나자.

주님이 그들을 위해서 이집트와 싸우신다.” 하고 말하였다.

26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바다 위로 손을 뻗어,

이집트인들과 그들의 병거와 기병들 위로 물이 되돌아오게 하여라.”

27 모세가 바다 위로 손을 뻗었다. 날이 새자 물이 제자리로 되돌아왔다.

그래서 도망치던 이집트인들이 물과 맞닥뜨리게 되었다.

주님께서는 이집트인들을 바다 한가운데로 처넣으셨다.

28 물이 되돌아와서, 이스라엘 자손들을 따라 바다로 들어선

파라오의 모든 군대의 병거와 기병들을 덮쳐 버렸다.

그들 가운데 한 사람도 살아남지 못하였다.

29 그러나 이스라엘 자손들은 바다 가운데로 마른땅을 걸어갔다.

물은 그들 좌우에서 벽이 되어 주었다.

30 그날 주님께서는 이렇게 이스라엘을 이집트인들의 손에서 구해 주셨고,

이스라엘은 바닷가에 죽어 있는 이집트인들을 보게 되었다.

31 이렇게 이스라엘은 주님께서 이집트인들에게 행사하신 큰 권능을 보았다.

그리하여 백성은 주님을 경외하고, 주님과 그분의 종 모세를 믿게 되었다.

15,1 그때 모세와 이스라엘 자손들이 주님께 이 노래를 불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를 생략하고 바로 화답송을 한다.>

제4독서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5 너를 만드신 분이 너의 남편 그 이름 만군의 주님이시다.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이 너의 구원자 그분께서는 온 땅의 하느님이라 불리신다.

6 정녕 주님께서는 너를 소박맞아 마음 아파하는 아내인 양

퇴박맞은 젊은 시절의 아내인 양 다시 부르신다. 너의 하느님께서 말씀하신다.

7 “내가 잠시 너를 버렸지만 크나큰 자비로 너를 다시 거두어들인다.

8 분노가 북받쳐 내 얼굴을 잠시 너에게서 감추었지만

영원한 자애로 너를 가엾이 여긴다.”

네 구원자이신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9 “이는 나에게 노아의 때와 같다.

노아의 물이 다시는 땅에 범람하지 않으리라고 내가 맹세하였듯이

너에게 분노를 터뜨리지도 너를 꾸짖지도 않겠다고 내가 맹세한다.

10 산들이 밀려나고 언덕들이 흔들린다 하여도

나의 자애는 너에게서 밀려나지 않고 내 평화의 계약은 흔들리지 아니하리라.”

너를 가엾이 여기시는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11 너 가련한 여인아, 광풍에 시달려도 위로받지 못한 여인아.

보라, 내가 석류석을 너의 주춧돌로 놓고 청옥으로 너의 기초를 세우리라.

12 너의 성가퀴들을 홍옥으로, 너의 대문들을 수정으로,

너의 성벽을 모두 보석으로 만들리라.

13 너의 아들들은 모두 주님의 제자가 되리라. 또 네 아들들의 평화가 넘치리라.

14 너는 의로움으로 굳건히 세워지고 압박에서 풀려나리니

네가 두려워할 일이 없으리라.

또 공포에서 풀려나리니 그것이 너에게 닥쳐오지 아니하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5독서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1 “자, 목마른 자들아, 모두 물가로 오너라.

돈이 없는 자들도 와서 사 먹어라. 와서 돈 없이 값 없이 술과 젖을 사라.

2 너희는 어찌하여 양식도 못 되는 것에 돈을 쓰고

배불리지도 못하는 것에 수고를 들이느냐?

들어라, 내 말을 들어라. 너희가 좋은 것을 먹고 기름진 음식을 즐기리라.

3 너희는 귀를 기울이고 나에게 오너라. 들어라. 너희가 살리라.

내가 너희와 영원한 계약을 맺으리니

이는 다윗에게 베푼 나의 변치 않는 자애이다.

4 보라, 내가 그를 민족들을 위한 증인으로,

민족들의 지배자와 명령자로 만들었다.

5 보라, 네가 알지 못하는 나라를 네가 부르고

너를 알지 못하는 나라가 너에게 달려오리니

주 너의 하느님,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

그분께서 너를 영화롭게 하신 까닭이다.

6 만나 뵐 수 있을 때에 주님을 찾아라.

가까이 계실 때에 그분을 불러라.

7 죄인은 제 길을, 불의한 사람은 제 생각을 버리고

주님께 돌아오너라. 그분께서 그를 가엾이 여기시리라.

우리 하느님께 돌아오너라. 그분께서는 너그러이 용서하신다.

8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같지 않고 너희 길은 내 길과 같지 않다.

주님의 말씀이다.

9 하늘이 땅 위에 드높이 있듯이

내 길은 너희 길 위에, 내 생각은 너희 생각 위에 드높이 있다.

10 비와 눈은 하늘에서 내려와 그리로 돌아가지 않고

오히려 땅을 적시어 기름지게 하고 싹이 돋아나게 하여

씨 뿌리는 사람에게 씨앗을 주고 먹는 이에게 양식을 준다.

11 이처럼 내 입에서 나가는 나의 말도 나에게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반드시 내가 뜻하는 바를 이루며 내가 내린 사명을 완수하고야 만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6독서

▥ 바룩서의 말씀입니다.

9 이스라엘아! 생명의 계명을 들어라. 귀를 기울여 예지를 배워라.

10 이스라엘아! 어찌하여, 네가 어찌하여

원수들의 땅에서 살며 남의 나라에서 늙어 가느냐?

11 네가 어찌하여 죽은 자들과 함께 더럽혀지고

저승으로 가는 자들과 함께 헤아려지게 되었느냐?

12 네가 지혜의 샘을 저버린 탓이다.

13 네가 하느님의 길을 걸었더라면 너는 영원히 평화롭게 살았으리라.

14 예지가 어디에 있고 힘이 어디에 있으며 지식이 어디에 있는지를 배워라.

그러면 장수와 생명이 어디에 있고

눈을 밝혀 주는 빛과 평화가 어디에 있는지를 함께 깨달으리라.

15 누가 지혜의 자리를 찾았으며 누가 지혜의 보고에 들어갔는가?

32 모든 것을 보시는 그분만이 슬기를 아시고 당신의 지식으로 그것을 찾아내신다.

이 세상이 영원하도록 마련하신 그분께서 그곳을 네발 가진 짐승들로 채우셨다.

33 그분께서 보내시니 빛이 가고 그분께서 부르시니 빛이 떨며 복종한다.

34 별들은 때맞추어 빛을 내며 즐거워한다.

35 그분께서 별들을 부르시니 “여기 있습니다.” 하며

자기들을 만드신 분을 위하여 즐겁게 빛을 낸다.

36 이분께서 우리 하느님이시니 어느 누구도 이분께 견줄 수 없다.

37 그분께서 슬기의 길을 모두 찾아내시어

당신 종 야곱과 당신께 사랑받는 이스라엘에게 주셨다.

38 그러고 나서야 땅 위에 슬기가 나타나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었다.

4,1 슬기는 하느님의 명령과 길이 남을 율법을 기록한 책이다.

슬기를 붙드는 이는 살고 그것을 버리는 자는 죽는다.

2 야곱아, 돌아서서 슬기를 붙잡고 그 슬기의 불빛을 향하여 나아가라.

3 네 영광을 남에게 넘겨주지 말고 네 특권을 다른 민족에게 넘겨주지 마라.

4 이스라엘아, 우리는 행복하구나!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우리가 알고 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7독서

▥ 에제키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16 주님의 말씀이 나에게 내렸다.

17 “사람의 아들아, 이스라엘 집안이 자기 땅에 살 때,

그들은 자기들이 걸어온 길과 행실로 그 땅을 부정하게 만들었다.

18 그들이 그 땅에 쏟은 피 때문에, 그들이 그 땅을 더럽히며 섬긴 우상들 때문에,

나는 그들에게 내 화를 퍼부었다.

19 그래서 그들을 민족들 사이로 쫓아 버리고 여러 나라로 흩어 버렸다.

그들의 길과 행실에 따라 그들을 심판하였다.

20 사람들이 그들을 두고,

‘이자들은 주님의 백성인데 그분 땅에서 나와야만 했지.’ 하고 말하였다.

이렇게 그들은 가는 곳마다 나의 거룩한 이름을 더럽혔다.

21 그래서 나는 이스라엘 집안이 민족들 사이로 흩어져 가

거기에서 더럽힌 나의 이름을 걱정하게 되었다.

22 그러므로 이스라엘 집안에게 말하여라.

‘주 하느님이 이렇게 말한다.

이스라엘 집안아, 너희 때문에 내가 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너희가 민족들 사이로 흩어져 가 거기에서 더럽힌 나의 거룩한 이름 때문이다.

23 나는 민족들 사이에서 더럽혀진,

곧 너희가 그들 사이에서 더럽힌 내 큰 이름의 거룩함을 드러내겠다.

그들이 보는 앞에서 너희에게 나의 거룩함을 드러내면,

그제야 그들은 내가 주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 주 하느님의 말이다.

24 나는 너희를 민족들에게서 데려오고 모든 나라에서 모아다가,

너희 땅으로 데리고 들어가겠다.

25 그리고 너희에게 정결한 물을 뿌려, 너희를 정결하게 하겠다.

너희의 모든 부정과 모든 우상에게서 너희를 정결하게 하겠다.

26 너희에게 새 마음을 주고 너희 안에 새 영을 넣어 주겠다.

너희 몸에서 돌로 된 마음을 치우고, 살로 된 마음을 넣어 주겠다.

27 나는 또 너희 안에 내 영을 넣어 주어,

너희가 나의 규정들을 따르고 나의 법규들을 준수하여 지키게 하겠다.

28 그리하여 너희는 내가 너희 조상들에게 준 땅에서 살게 될 것이다.

너희는 나의 백성이 되고 나는 너희의 하느님이 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오늘의 묵상

오늘 우리가 거행하는 파스카 성야 예식은 네 부분으로 이루어집니다. 먼저 우리는 제1부에 성야의 장엄한 시작인 빛의 예식을 행합니다. 빛의 예식에서 우리는 이 거룩한 밤에 불을 축복하여 파스카 초를 밝힙니다. 이 촛불은 어둠을 이긴 빛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고 죄와 죽음에서 벗어나 생명으로 인도한 불기둥이요,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를 나타냅니다. 성대한 제2부 말씀 전례는 7개의 독서와 서간 그리고 복음으로 이루어지는데, 이 거룩한 밤이 바로 빛이 창조된 밤이자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간 밤이고, 그리스도께서 암흑의 세상에 파견되시어 죄와 죽음에서 우리를 해방시켜 주신 밤이라는 것을 알려 주며, 구원의 역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보여 줍니다. 제3부 세례 전례와 제4부 성찬 전례를 통하여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몸소 체험하고, 그 새 생명에 참여함으로써 우리는 예수님께서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심을 큰 소리로 환호하며 기쁨의 노래를 부릅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주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그리스도에 대한 우리 신앙 진리의 정수입니다. 초대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이를 중심 진리로 믿고 실천했으며, 성전이 근본 진리로 전승하였고, 신약 성경의 기록으로 확립되어 십자가와 함께 파스카 신비의 핵심 부분으로 가르쳐 온 신앙 진리입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638항).
우리 그리스도교 신앙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음으로부터 부활하셨다는 증언에서 시작됩니다. 안식일 다음 날 새벽, 아직 어두울 때 마리아 막달레나, 아고보의 어머니 마리아 그리고 살로메가 예수님을 찾아 무덤에 갔을 때, 하얗고 긴 겉옷을 입은 젊은이, 곧 천사가 말합니다. “놀라지 마라.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나자렛 사람 예수님을 찾고 있지만 그분께서는 되살아나셨다.”
이제 여인들은 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되살아나셨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전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우리 선조들에게 하신 약속을,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다시 살리시어 그들의 후손인 우리에게 실현시켜 주셨습니다”(사도 13,32-33). 예수님께서 되살아나셨습니다. 당신의 죽음으로 죽음을 이기시고 믿는 모든 이에게 생명을 주십니다.  

(서철 바오로 신부)

 

Posted by 에파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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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의 초대

이사야 예언자는, 주님의 종은 우리의 병고를 메고 갔으며 우리의 고통을 짊어졌다고 한다(제1독서). 히브리서의 저자는, 예수님께서는 아드님이시지만 고난을 겪으심으로써 순종을 배우셨다고 한다(제2독서). 요한 복음서의 저자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를 우리에게 전한다(복음). 

제1독서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13 보라, 나의 종은 성공을 거두리라.

그는 높이 올라 숭고해지고 더없이 존귀해지리라.

14 그의 모습이 사람 같지 않게 망가지고 그의 자태가 인간 같지 않게 망가져

많은 이들이 그를 보고 질겁하였다.

15 그러나 이제 그는 수많은 민족들을 놀라게 하고

임금들도 그 앞에서 입을 다물리니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은 것을 그들이 보고

들어 보지 못한 것을 깨닫기 때문이다.

53, 1 우리가 들은 것을 누가 믿었던가? 주님의 권능이 누구에게 드러났던가?

2 그는 주님 앞에서 가까스로 돋아난 새순처럼, 메마른 땅의 뿌리처럼 자라났다.

그에게는 우리가 우러러볼 만한 풍채도 위엄도 없었으며

우리가 바랄 만한 모습도 없었다.

3 사람들에게 멸시받고 배척당한 그는 고통의 사람, 병고에 익숙한 이였다.

남들이 그를 보고 얼굴을 가릴 만큼

그는 멸시만 받았으며 우리도 그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4 그렇지만 그는 우리의 병고를 메고 갔으며 우리의 고통을 짊어졌다.

그런데 우리는 그를 벌받은 자, 하느님께 매 맞은 자, 천대받은 자로 여겼다.

5 그러나 그가 찔린 것은 우리의 악행 때문이고

그가 으스러진 것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다.

우리의 평화를 위하여 그가 징벌을 받았고 그의 상처로 우리는 나았다.

6 우리는 모두 양 떼처럼 길을 잃고 저마다 제 길을 따라갔지만

주님께서는 우리 모두의 죄악이 그에게 떨어지게 하셨다.

7 학대받고 천대받았지만 그는 자기 입을 열지 않았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어린양처럼

털 깎는 사람 앞에 잠자코 서 있는 어미 양처럼

그는 자기 입을 열지 않았다.

8 그가 구속되어 판결을 받고 제거되었지만

누가 그의 운명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던가?

정녕 그는 산 이들의 땅에서 잘려 나가고

내 백성의 악행 때문에 고난을 당하였다.

9 폭행을 저지르지도 않고 거짓을 입에 담지도 않았건만

그는 악인들과 함께 묻히고 그는 죽어서 부자들과 함께 묻혔다.

10 그러나 그를 으스러뜨리고자 하신 것은 주님의 뜻이었고

그분께서 그를 병고에 시달리게 하셨다.

그가 자신을 속죄 제물로 내놓으면 그는 후손을 보며 오래 살고

그를 통하여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리라.

11 그는 제 고난의 끝에 빛을 보고 자기의 예지로 흡족해하리라.

의로운 나의 종은 많은 이들을 의롭게 하고 그들의 죄악을 짊어지리라.

12 그러므로 나는 그가 귀인들과 함께 제 몫을 차지하고

강자들과 함께 전리품을 나누게 하리라.

이는 그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자신을 버리고

무법자들 가운데 하나로 헤아려졌기 때문이다.

또 그가 많은 이들의 죄를 메고 갔으며

무법자들을 위하여 빌었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

형제 여러분, 14 우리에게는 하늘 위로 올라가신 위대한 대사제가 계십니다.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이십니다.

그러니 우리가 고백하는 신앙을 굳게 지켜 나아갑시다.

15 우리에게는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는 대사제가 아니라,

모든 면에서 우리와 똑같이 유혹을 받으신,

그러나 죄는 짓지 않으신 대사제가 계십니다.

16 그러므로 확신을 가지고 은총의 어좌로 나아갑시다.

그리하여 자비를 얻고 은총을 받아 필요할 때에 도움이 되게 합시다.

5, 7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 계실 때,

당신을 죽음에서 구하실 수 있는 분께

큰 소리로 부르짖고 눈물을 흘리며 기도와 탄원을 올리셨고,

하느님께서는 그 경외심 때문에 들어 주셨습니다.

8 예수님께서는 아드님이시지만 고난을 겪으심으로써 순종을 배우셨습니다.

9 그리고 완전하게 되신 뒤에는 당신께 순종하는 모든 이에게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 해설자 + 예수님 ● 다른 한 사람 ▣ 다른 몇몇 사람 ◎ 군중

○ 요한이 전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입니다.

○ 그때에 1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키드론 골짜기 건너편으로 가셨다.

거기에 정원이 하나 있었는데 제자들과 함께 그곳에 들어가셨다.

2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여러 번 거기에 모이셨기 때문에,

그분을 팔아넘길 유다도 그곳을 알고 있었다.

3 그래서 유다는 군대와 함께, 수석 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이 보낸

성전 경비병들을 데리고 그리로 갔다.

그들은 등불과 횃불과 무기를 들고 있었다.

4 예수님께서는 당신께 닥쳐오는 모든 일을 아시고

앞으로 나서시며 그들에게 물으셨다.

+ “누구를 찾느냐?”

5 ○ 그들이 대답하였다.

▣ “나자렛 사람 예수요.”

○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 “나다.”

○ 예수님을 팔아넘길 유다도 그들과 함께 서 있었다.

6 예수님께서 “나다.” 하실 때, 그들은 뒷걸음치다가 땅에 넘어졌다.

7 예수님께서 다시 물으셨다.

+ “누구를 찾느냐?”

○ 그들이 대답하였다.

▣ “나자렛 사람 예수요.”

8 ○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 “‘나다.’ 하지 않았느냐?

너희가 나를 찾는다면 이 사람들은 가게 내버려 두어라.”

9 ○ 이는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사람들 가운데 하나도 잃지 않았습니다.” 하고

당신께서 전에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게 하려는 것이었다.

10 그때에 시몬 베드로가 가지고 있던 칼을 뽑아,

대사제의 종을 내리쳐 오른쪽 귀를 잘라 버렸다. 그 종의 이름은 말코스였다.

11 그러자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이르셨다.

+ “그 칼을 칼집에 꽂아라.

아버지께서 나에게 주신 이 잔을 내가 마셔야 하지 않겠느냐?”

12 ○ 군대와 그 대장과 유다인들의 성전 경비병들은 예수님을 붙잡아 결박하고,

13 먼저 한나스에게 데려갔다. 한나스는 그해의 대사제 카야파의 장인이었다.

14 카야파는 백성을 위하여 한 사람이 죽는 것이 낫다고 유다인들에게 충고한 자다.

15 시몬 베드로와 또 다른 제자 하나가 예수님을 따라갔다.

그 제자는 대사제와 아는 사이여서,

예수님과 함께 대사제의 저택 안뜰에 들어갔다.

16 베드로는 대문 밖에 서 있었는데,

대사제와 아는 사이인 그 다른 제자가 나와서 문지기 하녀에게 말하여

베드로를 데리고 들어갔다. 17 그때에 그 문지기 하녀가 물었다.

● “당신도 저 사람의 제자 가운데 하나가 아닌가요?”

○ 그러자 베드로가 말하였다.

● “나는 아니오.”

18 ○ 날이 추워 종들과 성전 경비병들이 숯불을 피워 놓고 서서 불을 쬐고 있었는데,

베드로도 그들과 함께 서서 불을 쬐었다.

19 대사제는 예수님께 그분의 제자들과 가르침에 관하여 물었다.

20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 “나는 세상 사람들에게 드러내 놓고 이야기하였다.

나는 언제나 모든 유다인이 모이는 회당과 성전에서 가르쳤다.

은밀히 이야기한 것은 하나도 없다.

21 그런데 왜 나에게 묻느냐? 내가 무슨 말을 하였는지

들은 이들에게 물어보아라. 내가 말한 것을 그들이 알고 있다.”

22 ○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곁에 서 있던 성전 경비병 하나가 예수님의 뺨을 치며 말하였다.

● “대사제께 그따위로 대답하느냐?”

23 ○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 “내가 잘못 이야기하였다면 그 잘못의 증거를 대 보아라.

그러나 내가 옳게 이야기하였다면 왜 나를 치느냐?”

24 ○ 한나스는 예수님을 결박한 채로 카야파 대사제에게 보냈다.

25 시몬 베드로는 서서 불을 쬐고 있었다. 사람들이 그에게 물었다.

▣ “당신도 저 사람의 제자 가운데 하나가 아니오?”

○ 베드로는 부인하였다.

● “나는 아니오.”

26 ○ 대사제의 종 가운데 하나로서, 베드로가 귀를 잘라 버린 자의 친척이 말하였다.

● “당신이 정원에서 저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을 내가 보지 않았소?”

27 ○ 베드로가 다시 아니라고 부인하자 곧 닭이 울었다.

28 사람들이 예수님을 카야파의 저택에서 총독 관저로 끌고 갔다.

때는 이른 아침이었다.

그들은 몸이 더러워져서 파스카 음식을 먹지 못할까 두려워,

총독 관저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29 그래서 빌라도가 그들이 있는 곳으로 나와 물었다.

● “무슨 일로 저 사람을 고소하는 것이오?”

30 ○ 그들이 빌라도에게 대답하였다.

▣ “저자가 범죄자가 아니라면 우리가 총독께 넘기지 않았을 것이오.”

31 ○ 빌라도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 “여러분이 데리고 가서 여러분의 법대로 재판하시오.”

○ 그러자 유다인들이 말하였다.

▣ “우리는 누구를 죽일 권한이 없소.”

32 ○ 이는 예수님께서 당신이 어떻게 죽임을 당할 것인지 가리키며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33 그리하여 빌라도가 다시 총독 관저 안으로 들어가 예수님을 불러 물었다.

● “당신이 유다인들의 임금이오?”

34 ○ 예수님께서 되물으셨다.

+ “그것은 네 생각으로 하는 말이냐?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나에 관하여 너에게 말해 준 것이냐?”

○ 빌라도가 다시 물었다.

35 ● “나야 유다인이 아니잖소? 당신의 동족과 수석 사제들이

당신을 나에게 넘긴 것이오. 당신은 무슨 일을 저질렀소?”

36 ○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한다면,

내 신하들이 싸워 내가 유다인들에게 넘어가지 않게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내 나라는 여기에 속하지 않는다.”

37 ○ 빌라도가 물었다.

● “아무튼 당신이 임금이라는 말 아니오?”

○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 “내가 임금이라고 네가 말하고 있다.

나는 진리를 증언하려고 태어났으며, 진리를 증언하려고 세상에 왔다.

진리에 속한 사람은 누구나 내 목소리를 듣는다.”

38 ○ 빌라도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 “진리가 무엇이오?”

○ 빌라도는 이 말을 하고 다시 유다인들이 있는 곳으로 나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 “나는 저 사람에게서 아무런 죄목도 찾지 못하겠소.

39 그런데 여러분에게는 내가 파스카 축제 때에

죄수 하나를 풀어 주는 관습이 있소.

내가 유다인들의 임금을 풀어 주기를 원하오?”

40 ○ 그러자 유다인들이 다시 외쳤다.

◎ “그 사람이 아니라 바라빠를 풀어 주시오.”

○ 바라빠는 강도였다.

19,1 그리하여 빌라도는 예수님을 데려다가 군사들에게 채찍질을 하게 하였다.

2 군사들은 또 가시나무로 관을 엮어 예수님 머리에 씌우고

자주색 옷을 입히고 나서, 3 그분께 다가가 이렇게 말하며 그분의 뺨을 쳐 댔다.

▣ “유다인들의 임금님, 만세!”

4 ○ 빌라도가 다시 나와 말하였다.

● “보시오, 내가 저 사람을 여러분 앞으로 데리고 나오겠소.

내가 저 사람에게서 아무런 죄목도 찾지 못하였다는 것을

여러분도 알라는 것이오.”

5 ○ 이윽고 예수님께서 가시나무 관을 쓰시고 자주색 옷을 입으신 채

밖으로 나오셨다. 그러자 빌라도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 “자, 이 사람이오.”

6 ○ 그때에 수석 사제들과 성전 경비병들은 예수님을 보고 외쳤다.

▣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 빌라도가 말하였다.

● “여러분이 데려다가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나는 이 사람에게서 죄목을 찾지 못하겠소.”

7 ○ 그러자 유다인들이 빌라도에게 대답하였다.

◎ “우리에게는 율법이 있소. 이 율법에 따르면 그자는 죽어 마땅하오.

자기가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자처하였기 때문이오.”

8 ○ 빌라도는 이 말을 듣고 더욱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9 그리하여 다시 총독 관저로 들어가 예수님께 물었다.

● “당신은 어디서 왔소?”

○ 예수님께서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10 그러자 빌라도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 “나에게 말을 하지 않을 작정이오? 나는 당신을 풀어 줄 권한도 있고

당신을 십자가에 못 박을 권한도 있다는 것을 모르시오?”

11 ○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 “네가 위로부터 받지 않았으면 나에 대해 아무런 권한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를 너에게 넘긴 자의 죄가 더 크다.”

12 ○ 그때부터 빌라도는 예수님을 풀어 줄 방도를 찾았다. 그러나 유다인들은 외쳤다.

◎ “그 사람을 풀어 주면 총독께서는 황제의 친구가 아니오.

누구든지 자기가 임금이라고 자처하는 자는 황제에게 대항하는 것이오.”

13 ○ 빌라도는 이 말을 듣고 예수님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

리토스트로토스라고 하는 곳에 있는 재판석에 앉았다.

리토스트로토스는 히브리 말로 가빠타라고 한다.

14 그날은 파스카 축제 준비일이었고 때는 낮 열두 시쯤이었다.

빌라도가 유다인들에게 말하였다.

● “보시오, 여러분의 임금이오.”

15 ○ 그러자 유다인들이 외쳤다.

◎ “없애 버리시오. 없애 버리시오. 그를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 빌라도가 그들에게 물었다.

● “여러분의 임금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는 말이오?”

○ 수석 사제들이 대답하였다.

▣ “우리 임금은 황제뿐이오.”

16 ○ 그리하여 빌라도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그들에게 넘겨주었다.

그들은 예수님을 넘겨받았다.

17 예수님께서는 몸소 십자가를 지시고 ‘해골 터’라는 곳으로 나가셨다.

그곳은 히브리 말로 골고타라고 한다.

18 거기에서 그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다.

그리고 다른 두 사람도 예수님을 가운데로 하여 이쪽저쪽에 하나씩 못 박았다.

19 빌라도는 명패를 써서 십자가 위에 달게 하였는데,

거기에는 ‘유다인들의 임금 나자렛 사람 예수’라고 쓰여 있었다.

20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곳이 도성에서 가까웠기 때문에,

많은 유다인이 그 명패를 읽게 되었다.

그것은 히브리 말, 라틴 말, 그리스 말로 쓰여 있었다.

21 그래서 유다인들의 수석 사제들이 빌라도에게 말하였다.

▣ “‘유다인들의 임금’이라고 쓸 것이 아니라,

‘나는 유다인들의 임금이다.’ 하고 저자가 말하였다고 쓰시오.”

22 ○ 빌라도가 대답하였다.

● “내가 한번 썼으면 그만이오.”

23 ○ 군사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고 나서,

그분의 옷을 가져다가 네 몫으로 나누어 저마다 한몫씩 차지하였다.

속옷도 가져갔는데 그것은 솔기가 없이 위에서부터 통으로 짠 것이었다.

24 그래서 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 “이것은 찢지 말고 누구 차지가 될지 제비를 뽑자.”

○ “그들이 제 옷을 저희끼리 나누어 가지고 제 속옷을 놓고서는

제비를 뽑았습니다.” 하신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그래서 군사들이 그렇게 하였다.

25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그분의 어머니와 이모,

클로파스의 아내 마리아와 마리아 막달레나가 서 있었다.

26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선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

+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27 ○ 이어서 그 제자에게 말씀하셨다.

+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 그때부터 그 제자가 그분을 자기 집에 모셨다.

28 그 뒤에 이미 모든 일이 다 이루어졌음을 아신 예수님께서는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게 하시려고 말씀하셨다.

+ “목마르다.”

29 ○ 거기에는 신 포도주가 가득 담긴 그릇이 놓여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신 포도주를 듬뿍 적신 해면을 우슬초 가지에 꽂아

예수님의 입에 갖다 대었다.

30 예수님께서는 신 포도주를 드신 다음에 말씀하셨다.

+ “다 이루어졌다.”

○ 이어서 고개를 숙이시며 숨을 거두셨다.

<무릎을 꿇고 잠깐 묵상한다.>

31 ○ 그날은 준비일이었고 이튿날 안식일은 큰 축일이었으므로,

유다인들은 안식일에 시신이 십자가에 매달려 있지 않게 하려고,

십자가에 못 박힌 이들의 다리를 부러뜨리고 시신을 치우게 하라고

빌라도에게 요청하였다.

32 그리하여 군사들이 가서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첫째 사람과

또 다른 사람의 다리를 부러뜨렸다.

33 예수님께 가서는 이미 숨지신 것을 보고 다리를 부러뜨리는 대신,

34 군사 하나가 창으로 그분의 옆구리를 찔렀다.

그러자 곧 피와 물이 흘러나왔다.

35 이는 직접 본 사람이 증언하는 것이므로 그의 증언은 참되다.

그리고 그는 여러분이 믿도록 자기가 진실을 말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36 “그의 뼈가 하나도 부러지지 않을 것이다.” 하신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이런 일들이 일어난 것이다.

37 또 다른 성경 구절은 “그들은 자기들이 찌른 이를 바라볼 것이다.” 하고 말한다.

38 그 뒤에 아리마태아 출신 요셉이 예수님의 시신을 거두게 해 달라고

빌라도에게 청하였다.

그는 예수님의 제자였지만

유다인들이 두려워 그 사실을 숨기고 있었다.

빌라도가 허락하자 그가 가서 그분의 시신을 거두었다.

39 언젠가 밤에 예수님을 찾아왔던 니코데모도

몰약과 침향을 섞은 것을 백 리트라쯤 가지고 왔다.

40 그들은 예수님의 시신을 모셔다가 유다인들의 장례 관습에 따라,

향료와 함께 아마포로 감쌌다.

41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곳에 정원이 있었는데,

그 정원에는 아직 아무도 묻힌 적이 없는 새 무덤이 있었다.

42 그날은 유다인들의 준비일이었고 또 무덤이 가까이 있었으므로,

그들은 예수님을 그곳에 모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다 이루어졌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입니다.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신”(요한 13,1) 예수님께서는 죽음에 이르시기까지 당신 자신을 내어 주십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모습은 세례자 요한이 말한 바와 같습니다.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요한 1,29).
이스라엘 사람들은 자기들의 죄를 염소에게 짊어지워 광야로 내보내거나, 양을 제물로 바치면 자기들의 죄가 없어진다고 생각하였고,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많은 이의 죄를 메고 가는 ‘고통받는 주님의 종’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시는 예수님을 보면서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을 봅니다. 어린양이신 예수님께서는 돌아가시어 온 인류의 죄를 대신하여 속죄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 섬기러 오셨고, 또 많은 이의 몸값으로 당신 목숨을 바치러 오셨습니다(마르 10,45 참조). 따라서 예수님의 죽음은 “인류의 결정적인 속량을 완성하는 파스카의 희생 제사이며, 동시에 인간을 하느님과 화해시키고 일치시키는 새로운 계약의 희생 제사”(『가톨릭 교회 교리서』, 613항)가 됩니다.
예수님께서 숨을 거두시자 성전 휘장이 위에서 아래까지 두 갈래로 찢어졌습니다(마르 15,38 참조). 이 성전 휘장이 ‘찢어지다’라는 단어는 예수님의 세례 장면에서 하늘이 ‘열렸다’와 같은 단어입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물 위로 올라오시자,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르 1,11) 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그분께 하늘이 열립니다(마르 1,10 참조).
지금까지 하느님의 얼굴은 하늘과 휘장으로 가려져 있었는데, 다만 상징적으로 일 년에 한 번 대사제가 그분 앞에 들어서 희미하게 그분을 알 수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늘이 열리고 성전 휘장이 찢어졌다는 말에서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하느님께서 몸소 휘장을 걷어 내시고 십자가에 달리신 분 안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사랑하시는 분으로 당신 자신을 보여 주십니다. 하느님께 이르는 통로가 자유로워졌습니다”(베네딕토 16세, 『나자렛 예수 2』, 265면).

(서철 바오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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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의 초대

이사야 예언자는, 주님께서 그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셨다고 한다(제1독서). 요한 사도는 그리스도께서 구름을 타고 오실 것이고, 모든 눈이 그분을 볼 것이라고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고향 나자렛의 회당에서 이사야 예언자의 두루마리를 펴시고,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신다(복음).

제1독서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1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 하느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마음이 부서진 이들을 싸매어 주며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갇힌 이들에게 석방을 선포하게 하셨다.

2 주님의 은혜의 해, 우리 하느님의 응보의 날을 선포하고

슬퍼하는 이들을 모두 위로하게 하셨다.

3 시온에서 슬퍼하는 이들에게 재 대신 화관을

슬픔 대신 기쁨의 기름을, 맥 풀린 넋 대신 축제의 옷을 주게 하셨다.

6 너희는 ‘주님의 사제들’이라 불리고 ‘우리 하느님의 시종들’이라 일컬어지리라.

8 나는 그들에게 성실히 보상해 주고 그들과 영원한 계약을 맺어 주리라.

9 그들의 후손은 민족들 사이에, 그들의 자손은 겨레들 가운데에 널리 알려져

그들을 보는 자들은 모두 그들이 주님께 복 받은 종족임을 알게 되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 요한 묵시록의 말씀입니다.

5 성실한 증인이시고 죽은 이들의 맏이이시며

세상 임금들의 지배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내리기를 빕니다.

우리를 사랑하시어 당신 피로 우리를 죄에서 풀어 주셨고,

6 우리가 한 나라를 이루어

당신의 아버지 하느님을 섬기는 사제가 되게 하신 그분께

영광과 권능이 영원무궁하기를 빕니다. 아멘.

7 보십시오, 그분께서 구름을 타고 오십니다.

모든 눈이 그분을 볼 것입니다.

그분을 찌른 자들도 볼 것이고

땅의 모든 민족들이 그분 때문에 가슴을 칠 것입니다.

꼭 그렇게 될 것입니다. 아멘.

8 지금도 계시고 전에도 계셨으며

또 앞으로 오실 전능하신 주 하느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나는 알파요 오메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그때에 16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자라신 나자렛으로 가시어,

안식일에 늘 하시던 대로 회당에 들어가셨다.

그리고 성경을 봉독하려고 일어서시자,

17 이사야 예언자의 두루마리가 그분께 건네졌다.

그분께서는 두루마리를 펴시고 이러한 말씀이 기록된 부분을 찾으셨다.

18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19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20 예수님께서 두루마리를 말아 시중드는 이에게 돌려주시고 자리에 앉으시니,

회당에 있던 모든 사람의 눈이 예수님을 주시하였다.

21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2001년 공소에서 본당으로 갓 승격된 작은 시골 성당에 부임하여 일하게 되었습니다. 이듬해 파스카 성야 미사에 많은 신자가 찾아와 교실 한 칸보다 작은 성당은 발 디딜 틈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린이들은 제단으로 올라와 제대 주변에 앉게 하고 예식을 시작하였습니다.
봉헌 행렬이 시작되면서 그 많은 신자가 움직이기 시작하니, 마룻바닥이 꿀렁거리며 파스카 초가 넘어져 한 어린아이 머리 위로 떨어졌습니다. ‘딱’ 소리와 함께 그 두꺼운 초가 완전히 두 동강이 나고, 동시에 ‘엉엉’하는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다행히 아이 이마에 커다란 혹 하나만 생기고 다른 일은 없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은 뒤, 공동체는 성당을 빨리 짓기로 하고 성당 건축을 위한 원칙을 세웠습니다.
그 원칙은 ‘전례를 중심으로 하는 성당 짓기’였습니다. 전례 중심의 성당을 짓고자 성당 안에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제대만 보이게 하고, 제의 방은 제대 맞은편에 두어 입당과 퇴장을 확실히 하였습니다. 이는 저 스스로 다음과 같은 내용을 늘 기억하려는 뜻이었습니다.
첫째, 미사를 집전하고자 신자들 사이를 지나 제단에 오를 때마다 목자로서 양들과 함께 그리스도께, 하느님께 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제대를 중심으로 말씀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의 기쁜 소식을 듣고, 성체를 모심으로써 그 사랑을 온몸으로 체험하려 함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사가 끝난 뒤, 다시 신자들 가운데로 들어감으로써 몸으로 체험한 그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사랑을 사람들에게 드러내고자 섬김과 돌봄, 그리고 헌신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서철 바오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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