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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11.16 [녹] 연중 제33주간 화요일 (11/16)

말씀의 초대

뛰어난 율법 학자 엘아자르는 온 민족에게 자기의 죽음을 고결함의 모범과 덕의 귀감으로 남기고 죽는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세관장 자캐오의 집에 들어가 묵으시며, 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 마카베오기 하권의 말씀입니다.
6,18-31
그 무렵 18 매우 뛰어난 율법 학자들 가운데 엘아자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이미 나이도 많고 풍채도 훌륭하였다.
그러한 그에게 사람들이 강제로 입을 벌리고 돼지고기를 먹이려 하였다.
19 그러나 그는 더럽혀진 삶보다는 명예로운 죽음을 택하는 것이 낫다고 여겨,
자진해서 형틀로 나아가며 20 돼지고기를 뱉어 버렸다.
이것이 바로 목숨이 아까워도 법에 어긋나는 음식은
맛보는 일조차 거부하는 용기를 지닌 모든 이가 걸어가야 하는 길이다.
21 법에 어긋나는 이교 제사의 책임자들이
전부터 엘아자르와 친분이 있었기 때문에 그를 따로 데리고 가,
그가 먹어도 괜찮은 고기를 직접 준비하여 가지고 와서
임금의 명령대로 이교 제사 음식을 먹는 체하라고 권하였다.
22 그렇게 하여 엘아자르가 죽음을 면하고,
그들과 맺어 온 오랜 우정을 생각하여 관대한 처분을 받게 하려는 것이었다.
23 그러나 그는 자기의 생애, 많은 나이에서 오는 위엄, 영예롭게 얻은 백발,
어릴 때부터 보여 온 훌륭한 처신, 그리고 무엇보다도
하느님께서 제정하신 거룩한 법에 합당하게 고결한 결정을 내린 다음,
자기를 바로 저승으로 보내 달라고 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24 “우리 나이에는 그런 가장된 행동이 합당하지 않습니다.
많은 젊은이가 아흔 살이나 된 엘아자르가
이민족들의 종교로 넘어갔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25 또한 조금이라도 더 살아 보려고 내가 취한 가장된 행동을 보고
그들은 나 때문에 잘못된 길로 빠지고,
이 늙은이에게는 오욕과 치욕만 남을 것입니다.
26 그리고 내가 지금은 인간의 벌을 피할 수 있다 하더라도,
살아서나 죽어서나 전능하신 분의 손길은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27 그러므로 이제 나는 이 삶을 하직하여
늙은 나이에 맞갖은 내 자신을 보여 주려고 합니다.
28 또 나는 숭고하고 거룩한 법을 위하여
어떻게 기꺼이 그리고 고결하게 훌륭한 죽음을 맞이하는지
그 모범을 젊은이들에게 남기려고 합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서 그는 바로 형틀로 갔다.
29 조금 전까지도 그에게 호의를 베풀던 자들은
그가 한 말을 미친 소리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마음을 바꾸고 악의를 품었다.
30 그는 매를 맞아 죽어 가면서도 신음 중에 큰 소리로 말하였다.
“거룩한 지식을 가지고 계신 주님께서는, 내가 죽음을 면할 수 있었지만,
몸으로는 채찍질을 당하여 심한 고통을 겪으면서도
마음으로는 당신에 대한 경외심 때문에
이 고난을 달게 받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아십니다.”
31 이렇게 그는 젊은이들뿐 아니라 온 민족에게
자기의 죽음을 고결함의 모범과 덕의 귀감으로 남기고 죽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9,1-10
그때에 1 예수님께서 예리코에 들어가시어 거리를 지나가고 계셨다.
2 마침 거기에 자캐오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세관장이고 또 부자였다.
3 그는 예수님께서 어떠한 분이신지 보려고 애썼지만
군중에 가려 볼 수가 없었다. 키가 작았기 때문이다.
4 그래서 앞질러 달려가 돌무화과나무로 올라갔다.
그곳을 지나시는 예수님을 보려는 것이었다.
5 예수님께서 거기에 이르러 위를 쳐다보시며 그에게 이르셨다.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6 자캐오는 얼른 내려와 예수님을 기쁘게 맞아들였다.
7 그것을 보고 사람들은 모두
“저이가 죄인의 집에 들어가 묵는군.” 하고 투덜거렸다.
8 그러나 자캐오는 일어서서 주님께 말하였다.
“보십시오, 주님!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하였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
9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기 때문이다.
10 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지난 7월, 미사를 부탁받아 한 본당을 찾았습니다. 마침 『매일미사』에 묵상 글을 썼던 달이라 강론을 묵상 글의 내용으로 할까 생각하였습니다. ‘내가 묵상한 글이고 내가 살아왔던 나의 이야기이니 괜찮지 않을까?’ 잠시 고민하였지만, 새롭게 준비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나의 모습이 다르고, 듣는 사람들이 다르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또한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복음은 변하지 않지만 복음을 듣는 우리가 변하기에, 그 의미와 메시지도 때마다 다르게 전달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어쩌면 그러한 마음이 성경에 대한 저의 열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열정이 변하지 않고 지치지 않는 저의 목표가 되었으면 합니다.
현재의 삶에 만족하는 사람은 열정이 사라집니다. 부족함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현실에 안주하기 쉽습니다. 자캐오는 부자이면서도 그 돈이 자신의 권력이 되어 버린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였습니다.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은 열망이 있었다면 그는 계속 세관에 앉아 있었을 것입니다. 더 큰 권력을 얻고 싶은 간절함이 있었다면 그는 권력자들을 만나려고 예루살렘으로 떠났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예수님을 보고 싶은 열망만이 있었습니다. 현실적인 어려움(예수님을 보려고 모인 많은 사람, 키가 작으며, 공동체에서 소외당하는 자신의 모습) 때문에 그 열망이 위기에 부딪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자캐오가 예수님과 시선을 맞추고 예수님을 만나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여 변화하고 구원되는 모든 과정의 시작은 지금의 삶에 만족하지 않는 열망입니다. 포기하지 않는 간절함입니다.
예수님을 보고 싶은 열망, 그분과 눈을 맞추고 싶은 열망, 그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열망, 그분처럼 살아가고 싶은 열망, 그분처럼 사랑하고 싶은 간절함,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 간절함이 우리를 예수님께  인도할 것이고, 그분께서는 우리의 손을 잡고 당신의 품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입니다. 지금 어떤 열망과 간절함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까? 

(최종훈 토마스 신부)
 
Posted by 에파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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