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 초대

주님께서는 엘리야에게, 사팟의 아들 엘리사에게 기름을 부어 그의 뒤를 이을 예언자로 세우라고 하신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자유롭게 되라고 부르심을 받았으니, 그 자유를 육을 위하는 구실로 삼지 말라고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엘리사는 일어나 엘리야를 따라나섰다.>
▥ 열왕기 상권의 말씀입니다.19,16ㄴ.19-21
그 무렵 주님께서 엘리야에게 말씀하셨다.
16 “아벨 므홀라 출신 사팟의 아들 엘리사에게 기름을 부어
네 뒤를 이을 예언자로 세워라.”
19 엘리야는 그곳을 떠나 길을 가다가 사팟의 아들 엘리사를 만났다.
엘리사는 열두 겨릿소를 앞세우고 밭을 갈고 있었는데,
열두 번째 겨릿소는 그 자신이 부리고 있었다.
그때 엘리야가 엘리사 곁을 지나가면서 자기 겉옷을 그에게 걸쳐 주었다.
20 그러자 엘리사는 소를 그냥 두고 엘리야에게 달려와 이렇게 말하였다.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작별 인사를 한 뒤에 선생님을 따라가게 해 주십시오.”
그러자 엘리야가 말하였다.
“다녀오너라.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하였다고 그러느냐?”
21 엘리사는 엘리야를 떠나 돌아가서 겨릿소를 잡아 제물로 바치고,
쟁기를 부수어 그것으로 고기를 구운 다음 사람들에게 주어서 먹게 하였다.
그런 다음 일어나 엘리야를 따라나서서 그의 시중을 들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1독서

<여러분은 자유롭게 되라고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갈라티아서 말씀입니다.5,1.13-18
형제 여러분,
1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자유롭게 하시려고 해방시켜 주셨습니다.
그러니 굳건히 서서 다시는 종살이의 멍에를 메지 마십시오.
13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자유롭게 되라고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다만 그 자유를 육을 위하는 구실로 삼지 마십시오.
오히려 사랑으로 서로 섬기십시오.
14 사실 모든 율법은 한 계명으로 요약됩니다.
곧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여라.” 하신 계명입니다.
15 그러나 여러분이 서로 물어뜯고 잡아먹고 한다면,
서로가 파멸할 터이니 조심하십시오.
16 내 말은 이렇습니다. 성령의 인도에 따라 살아가십시오.
그러면 육의 욕망을 채우지 않게 될 것입니다.
17 육이 욕망하는 것은 성령을 거스르고,
성령께서 바라시는 것은 육을 거스릅니다.
이 둘은 서로 반대되기 때문에
여러분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없게 됩니다.
18 그러나 여러분이 성령의 인도를 받으면 율법 아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가시려고 마음을 굳히셨다.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9,51-62
51 하늘에 올라가실 때가 차자,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가시려고 마음을 굳히셨다.
52 그래서 당신에 앞서 심부름꾼들을 보내셨다.
그들은 예수님을 모실 준비를 하려고 길을 떠나
사마리아인들의 한 마을로 들어갔다.
53 그러나 사마리아인들은 예수님을 맞아들이지 않았다.
그분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54 야고보와 요한 제자가 그것을 보고,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불러 내려
저들을 불살라 버리기를 원하십니까?” 하고 물었다.
55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그들을 꾸짖으셨다.
56 그리하여 그들은 다른 마을로 갔다.
57 그들이 길을 가는데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58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
59 예수님께서는 다른 사람에게 “나를 따라라.” 하고 이르셨다.
그러나 그는 “주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게 허락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60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 두고,
너는 가서 하느님의 나라를 알려라.” 하고 말씀하셨다.
61 또 다른 사람이 “주님, 저는 주님을 따르겠습니다.
그러나 먼저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게 허락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62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예루살렘 상경기’라 불리는 루카 복음 9장 51절─19장 28절의 말씀은 구원이 실현되는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을 향하여 올라가시는 예수님의 여정을 다룹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험난한 여정에서 당신의 협력자를 필요로 하시고 그들을 부르시는데, 오늘 복음에서 당신을 어떻게 따라야 하는지 알려 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 하고 말하는 이에게 말씀하십니다.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 이로써 주님께서는 어느 한 곳에 편히 정착하거나 안주하지 않으시고, 이스라엘 온 지방을 돌아다니시며 만나는 모든 이에게 끊임없이 하늘 나라의 복음을 전하시는 당신의 사명이 당신을 따르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계속될 것임을 암시하십니다.
또 다른 이에게 예수님께서 “나를 따라라.” 하시니, 그는 먼저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도록 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인륜대사인 부모의 장례마저도 허락하지 않으시며 “너는 가서 하느님의 나라를 알려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더욱 시급하고 고귀한 가치인 ‘하느님 나라의 선포’를 위해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당신을 따르라는 것입니다. 그 다음 어떤 이가 주님을 따르겠다고 하면서 먼저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 하기를 청하자, 예수님께서는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제1독서에서 엘리야가 엘리사를 부를 때에 부모에게 작별 인사를 한 뒤에 자신을 따를 수 있도록 허락해 주는 것과 사뭇 다릅니다. 
제2독서는 그리스도인의 자유에 대하여 말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로 우리를 죄의 종살이에서 해방시켜 주셨습니다.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유롭게 된 우리는 이제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랑의 삶’에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소중한 하루와 모든 순간에, 온 마음으로 주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기 위해서 우리는 특히 성령의 도우심을 청해야 합니다. 자주 성령께 간청하며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삶을 살아간다면, 우리는 참된 자유와 행복을 누리며 수많은 사랑의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특별히 오늘은 교황 주일로,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이시며 전 세계 교회를 이끌어 가시는 교황님을 위해서 기도하는 날입니다. 로마에서 공부할 때 교황궁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알현한 적이 있는데, 환한 웃음으로 손을 내미시며 “나를 위해서 기도해 주세요!”라고 하셨던 노사제의 모습을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뜻이 이 땅에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주님과 함께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온 세상과 교회를 위하여 헌신하시는 교황님을 위해서 주님의 은총을 청해야 하겠습니다. (이민영 예레미야 신부)

말씀의 초대

모세는 백성에게, 마음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여 주님의 말씀을 들으면, 주 하느님께서 그들의 운명을 되돌려 주실 것이라고 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사랑받는 자녀답게 하느님을 본받는 사람이 되라고 권고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두 사람이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다시 모아들이실 것이다.>
▥ 신명기의 말씀입니다.30,1-5
모세가 백성에게 말하였다.
1 “이 모든 말씀, 곧 내가 너희 앞에 내놓은 축복과 저주가 너희 위에 내릴 때,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를 몰아내 버리신 모든 민족들 가운데에서
너희가 마음속으로 뉘우치고, 2 주 너희 하느님께 돌아와서,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령하는 대로
너희와 너희의 아들들이 마음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여 그분의 말씀을 들으면,
3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의 운명을 되돌려 주실 것이다.
주 너희 하느님께서는 또 너희를 가엾이 여기시어,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를 흩어 버리신 모든 민족들에게서
너희를 다시 모아들이실 것이다.
4 너희가 하늘 끝까지 쫓겨났다 하더라도,
주 너희 하느님께서는 그곳에서 너희를 모아들이시고
그곳에서 너희를 데려오실 것이다.
5 주 너희 하느님께서는
너희 조상들이 차지하였던 땅으로 너희를 들어가게 하시어,
너희가 그 땅을 차지하고 조상들보다 더 잘되고 번성하게 해 주실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서로 용서하십시오.>
▥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입니다.4,29―5,2
형제 여러분, 29 여러분의 입에서는 어떠한 나쁜 말도 나와서는 안 됩니다.
필요할 때에 다른 이의 성장에 좋은 말을 하여,
그 말이 듣는 이들에게 은총을 가져다줄 수 있도록 하십시오.
30 하느님의 성령을 슬프게 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속량의 날을 위하여 성령의 인장을 받았습니다.
31 모든 원한과 격분과 분노와 폭언과 중상을 온갖 악의와 함께 내버리십시오.
32 서로 너그럽고 자비롭게 대하고,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5,1 그러므로 사랑받는 자녀답게 하느님을 본받는 사람이 되십시오.
2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또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하느님께 바치는 향기로운 예물과 제물로 내놓으신 것처럼,
여러분도 사랑 안에서 살아가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8,19ㄴ-22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9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20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
21 그때에 베드로가 예수님께 다가와,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22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마태오 복음 18장은 교회 공동체에 관한 설교로 이루어져 있는데, 주님의 자녀인 우리가 청해야 하는 주된 내용은 ‘형제에 대한 용서’입니다. 오늘 복음의 바로 앞 문장에서도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용서와 화해를 강조하셨고(18,18 참조), 복음에서 베드로가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하고 묻자 예수님께서는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라고 하시면서, 그야말로 ‘무한한 용서’를 말씀하십니다. 이는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조건 없고 한정 없는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로 용서받은 우리는 또한 형제들을 주님과 같은 마음으로 사랑하고 용서해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갈라진 우리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하여 한마음으로 기도합니다. 그리고 우리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 용서할 수 있도록 주님의 은총과 용기를 청합니다. 우리에게는 용서가 참으로 어렵고 힘들지만,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나약한 우리를 도와주십니다. 그분께서는 용서하고자 간절히 기도하고, 사랑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는 이들과 함께하십니다. 십자가 위의 예수님께서는 오늘도 용서와 사랑의 삶으로 우리를 부르고 계십니다. (이민영 예레미야 신부)

말씀의 초대

에제키엘 예언자는, 주님께서 몸소 당신 양 떼를 먹이시고 그들을 누워 쉬게 하시리라고 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의 피로 의롭게 된 우리가 그분을 통하여 구원받게 되리라고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회개할 필요가 없는 의인 아흔아홉보다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하늘에서는 더 기뻐한다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내가 몸소 내 양 떼를 먹이고, 내가 몸소 그들을 누워 쉬게 하겠다.>
▥ 에제키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34,11-16
11 주 하느님이 이렇게 말한다.
나 이제 내 양 떼를 찾아서 보살펴 주겠다.
12 자기 가축이 흩어진 양 떼 가운데에 있을 때,
목자가 그 가축을 보살피듯, 나도 내 양 떼를 보살피겠다.
캄캄한 구름의 날에, 흩어진 그 모든 곳에서 내 양 떼를 구해 내겠다.
13 그들을 민족들에게서 데려 내오고 여러 나라에서 모아다가,
그들의 땅으로 데려가겠다.
그런 다음 이스라엘의 산과 시냇가에서,
그리고 그 땅의 모든 거주지에서 그들을 먹이겠다.
14 좋은 풀밭에서 그들을 먹이고,
이스라엘의 높은 산들에 그들의 목장을 만들어 주겠다.
그들은 그곳 좋은 목장에서 누워 쉬고,
이스라엘 산악 지방의 기름진 풀밭에서 뜯어 먹을 것이다.
15 내가 몸소 내 양 떼를 먹이고, 내가 몸소 그들을 누워 쉬게 하겠다.
주 하느님의 말이다.
16 잃어버린 양은 찾아내고 흩어진 양은 도로 데려오며,
부러진 양은 싸매 주고 아픈 것은 원기를 북돋아 주겠다.
그러나 기름지고 힘센 양은 없애 버리겠다.
나는 이렇게 공정으로 양 떼를 먹이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하느님께서는 우리에 대한 당신의 사랑을 증명해 주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5,5ㄴ-11
형제 여러분,
5 우리가 받은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졌습니다.
6 우리가 아직 나약하던 시절,
그리스도께서는 정해진 때에
불경한 자들을 위하여 돌아가셨습니다.
7 의로운 이를 위해서라도 죽을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혹시 착한 사람을 위해서라면 누가 죽겠다고 나설지도 모릅니다.
8 그런데 우리가 아직 죄인이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심으로써,
하느님께서는 우리에 대한 당신의 사랑을 증명해 주셨습니다.
9 그러므로 이제 그분의 피로 의롭게 된 우리가 그분을 통하여
하느님의 진노에서 구원을 받게 되리라는 것은 더욱 분명합니다.
10 우리가 하느님의 원수였을 때에
그분 아드님의 죽음으로 그분과 화해하게 되었다면,
화해가 이루어진 지금 그 아드님의 생명으로
구원을 받게 되리라는 것은 더욱 분명합니다.
11 그뿐 아니라 우리는 또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을 자랑합니다.
이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제 화해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오늘의 묵상

세리나 죄인과 같이 소외되고 버림받은 이들을 받아들이시고 가까이 하시며 그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셨던 예수님께서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비유 말씀을 들려주십니다.
루카 복음 15장은 세 가지 비유, 곧 되찾은 양(3-7절 참조), 되찾은 은전(8-10절 참조), 되찾은 아들(11-32절 참조)에 대한 비유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가운데 오늘 복음은 되찾은 양의 이야기로, 예수님께서는 이를 통하여 잃었던 당신 자녀를 다시 찾았을 때 느끼시는 하느님의 큰 기쁨을 전하십니다. 백 마리의 양 가운데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을 찾고자 나머지 아흔아홉 마리는 광야에 놓아둔 채 잃은 양을 찾을 때까지 밤낮으로 길을 헤매며 애쓰는 목자, 마침내 잃어버린 양을 찾고서는 기뻐하며 어깨에 메고 집으로 돌아와 이웃과 함께 기쁨을 나누는 목자의 마음이 바로 아버지 하느님의 마음이고 예수님의 마음입니다.
오늘 우리는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을 지내면서 예수님의 그 마음을 기억하고 그분의 성심 안에 머물며 본받고자 다짐합니다. 잃은 양 한 마리를 찾기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하시는 착한 목자, 우리 죄인들을 위해서 십자가 위에서 심장마저 꿰찔리시어 피와 물을 다 쏟으신 예수 성심은 오늘도 우리를 당신 품으로 초대하십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마태 11,28-29). 예수님께서는 또한 성체로 우리 안에 찾아오시어 목마르고 굶주린 우리를 당신 생명으로 가득 채우시고 다시 살게 하십니다.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 와서 마셔라. 나를 믿는 사람은 성경 말씀대로 ‘그 속에서부터 생수의 강들이 흘러나올 것이다’”(요한 7,37-38).
오늘 하루, 예수 성심과 하나 되어 그분의 마음을 위로해 드리며, 우리도 누군가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는 ‘따뜻한 마음’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아울러 사제 성화의 날인 오늘, 세상의 모든 사제가 예수님의 성심을 닮아 주님의 착한 목자로 충실히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이민영 예레미야 신부)

말씀의 초대

이사야는, 주님께서 그를 모태에서 부르시고 어머니 배 속에서부터 그의 이름을 지어 주셨다고 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예수님께서 오시기 전에 요한이 이스라엘 온 백성에게 회개의 세례를 미리 선포하였다고 말한다(제2독서). 엘리사벳이 아들을 낳고 열린 할례식에서 아기 아버지 즈카르야가 아기 이름을 요한이라 부르겠다고 한다. 그 순간, 즈카르야는 혀가 풀려 말을 하기 시작한다(복음).

제1독서

<나는 너를 민족들의 빛으로 세운다.>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49,1-6
1 섬들아, 내 말을 들어라.
먼 곳에 사는 민족들아, 귀를 기울여라.
주님께서 나를 모태에서부터 부르시고
어머니 배 속에서부터 내 이름을 지어 주셨다.
2 그분께서 내 입을 날카로운 칼처럼 만드시고
당신의 손 그늘에 나를 숨겨 주셨다.
나를 날카로운 화살처럼 만드시어
당신의 화살 통 속에 감추셨다.
3 그분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의 종이다.
이스라엘아, 너에게서 내 영광이 드러나리라.”
4 그러나 나는 말하였다. “나는 쓸데없이 고생만 하였다.
허무하고 허망한 것에 내 힘을 다 써 버렸다.
그러나 내 권리는 나의 주님께 있고
내 보상은 나의 하느님께 있다.”
5 이제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그분께서는 야곱을 당신께 돌아오게 하시고
이스라엘이 당신께 모여들게 하시려고
나를 모태에서부터 당신 종으로 빚어 만드셨다.
나는 주님의 눈에 소중하게 여겨졌고
나의 하느님께서 나의 힘이 되어 주셨다.
6 그분께서 말씀하신다.
“네가 나의 종이 되어 야곱의 지파들을 다시 일으키고
이스라엘의 생존자들을 돌아오게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나의 구원이 땅끝까지 다다르도록
나는 너를 민족들의 빛으로 세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복음

<그리스도께서 오시기 전에 요한이 미리 선포하였습니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13,22-26
그 무렵 바오로가 말하였다.
“하느님께서는 조상들에게 22 다윗을 임금으로 세우셨습니다.
그에 대해서는 ‘내가 이사이의 아들 다윗을 찾아냈으니,
그는 내 마음에 드는 사람으로 나의 뜻을 모두 실천할 것이다.’ 하고
증언해 주셨습니다.
23 이 다윗의 후손 가운데에서, 하느님께서는 약속하신 대로
예수님을 구원자로 이스라엘에 보내셨습니다.
24 이분께서 오시기 전에 요한이 이스라엘 온 백성에게
회개의 세례를 미리 선포하였습니다.
25 요한은 사명을 다 마칠 무렵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너희는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나는 그분이 아니다. 그분께서는 내 뒤에 오시는데,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
26 형제 여러분, 아브라함의 후손 여러분,
그리고 하느님을 경외하는 여러분,
이 구원의 말씀이 바로 우리에게 파견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그의 이름은 요한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57-66.80
57 엘리사벳은 해산달이 차서 아들을 낳았다.
58 이웃과 친척들은 주님께서 엘리사벳에게 큰 자비를 베푸셨다는 것을 듣고,
그와 함께 기뻐하였다.
59 여드레째 되는 날, 그들은 아기의 할례식에 갔다가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아기를 즈카르야라고 부르려 하였다.
60 그러나 아기 어머니는
“안 됩니다. 요한이라고 불러야 합니다.” 하고 말하였다.
61 그들은 “당신의 친척 가운데에는 그런 이름을 가진 이가 없습니다.” 하며,
62 그 아버지에게 아기의 이름을 무엇이라 하겠느냐고 손짓으로 물었다.
63 즈카르야는 글 쓰는 판을 달라고 하여
‘그의 이름은 요한’이라고 썼다.
그러자 모두 놀라워하였다.
64 그때에 즈카르야는 즉시 입이 열리고 혀가 풀려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65 그리하여 이웃이 모두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이 유다의 온 산악 지방에서 화제가 되었다.
66 소문을 들은 이들은 모두 그것을 마음에 새기며,
“이 아기가 대체 무엇이 될 것인가?” 하고 말하였다.
정녕 주님의 손길이 그를 보살피고 계셨던 것이다.
80 아기는 자라면서 정신도 굳세어졌다.
그리고 그는 이스라엘 백성 앞에 나타날 때까지 광야에서 살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제1독서는 주님께서 이사야 예언자를 모태에서부터 당신 종으로 부르시고 선택하셨음을 전합니다. 그를 통해서 온 백성을 당신에게 모으실 하느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나의 구원이 땅끝까지 다다르도록, 나는 너를 민족들의 빛으로 세운다.” 하느님께서는 예언자들을 통하여 당신의 구원을 알리시고 모든 민족들에게 빛을 전하십니다. 그리고 마침내 ‘세상의 빛’이시며 ‘계시의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의 구원이 온 세상 모든 민족들에게 환히 드러납니다.
제2독서는 바오로가 안티오키아 회당에서 유다인들에게 설교한 내용입니다. 이스라엘은 다윗의 후손 가운데에서 다윗과 같은, 아니 다윗보다 더 위대한 그들의 주님, 메시아가 나오기를 고대하였습니다. 그분께서 바로 온 세상의 구원자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런데 그분에 앞서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한 요한이 있었습니다. 요한은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며 자신을 낮추고, 우리 가운데 찾아오신 구원의 말씀이신 예수님께 자리를 내어 드립니다.
오늘 복음은 세례자 요한의 출생을 전합니다. 그의 이름 ‘요한’은 주님의 천사가 요한의 아버지 즈카르야에게 미리 알려 준 것인데, 하느님께서는 요한을 통하여 많은 이를 하느님께 다시 돌아오게 하시고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맞이할 준비를 하도록 이끌어 주십니다. 그런데 즈카르야는 이를 믿지 않았고, 그 결과 말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아기가 태어난 지 여드레째 되는 날 할례식에서 즈카르야는 천사의 말에 순종하여 “그의 이름은 요한”이라고 씁니다. 이렇게 즈카르야가 자신의 믿음을 드러내는 순간, 그는 다시 말을 하게 되어 하느님을 찬미합니다. 그 뒤 주님의 손길에 따라 성장한 요한은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루카 3,4)가 되어 예수님의 길을 미리 닦아 모든 사람이 그를 통해서 하느님의 구원을 보게 합니다.
하느님의 섭리는 언제나 예수 그리스도를 향하여 있고, 모든 이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도록 이끕니다. 우리를 지으시고 잘 아시며 참으로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는 이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구약의 마지막 예언자로서 세례자 요한의 삶은 시작부터 끝까지 오로지 모든 이의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증언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아직 예수님을 모르는 채 어둠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주님을 전하는 것은 이제 우리의 몫입니다. (이민영 예레미야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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